“정은, 김정일式 경제로 발전 어렵다고 판단”

북한 김정은이 경제관리들의 자율적인 발언을 허용하고 자본주의의 장점을 흡수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북한의 개방 가능성이 관심을 사고 있다. 북한 김정은이 유훈통치를 선언한 이상 개방의 속도와 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젊은 지도자의 자본주의 장점 언급은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마이니치 신문이 입수한 김정은의 지난 1월 28일 자 발언록에 따르면, 김정은이 경제분야 일꾼과 경제학자가 새로운 제안을 해도 색안경을 낀 사람들의 비판으로 다양한 의견이 나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특히 중국식 개혁개방도 활용방안이 있으면 도입하라고 지시했다는 노동당 간부의 말도 전했다.


지난 1월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중국식 개혁개방 사례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해외 유학경험이 있는 김정은이 김정일보다 진전된 개혁개방을 할 것이란 전망은 꾸준히 있었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된 김정은 입장에서 만성적인 경제난은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다. 체제 지속을 위해 식량난 해결이 필요하고, 결국 개방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한 이후 핵무기와 선군정치 고수, 대외적인 도발을 감행하면서 개방을 기대하는 목소리는 잦아 들었다. 그러나 김정은 입장에서 유훈통치와 대외 도발은 개방의 반발과 위험을 최소화 하는 안전핀 역할을 해준다고 여길 수도 있다.   


김정은은 젊기 때문에 폐쇄 노선에 안주했던 김정일과 달리 국가발전에 대한 의욕은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조용한 안락사보다는 개방 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김정일보다는 높을 수 있다. 결국 체제 위험을 최소화 하면서 경제발전의 실리를 챙기는 것이 관건이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외국 기업들의 투자 환경을 개선을 위한 관련법을 제정하고 해외 투자 유치를 적극 벌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황금평 위화도 경제지대법’을 비롯해 ‘나진·선봉 경제무역지대법’, ‘외국투자기업등록법’, ‘외국투자기업 및 외국인세금법’ 등 10개 가까운 경제관련 법을 개정했다.


특히 나진·선봉 경제무역지대법은 특구 내에서 근무하는 북한근로자 인권을 보호하고 국제적 기준에 따라 특구를 관리하며, 50년간 토지임대, 해외투자자의 건물 소유를 허용하는 등 다소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김정은의 해외 유학경험은 결정적이지 않지만 적극적인 경제정책을 펴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특히 젊은 김정은이 ‘폼나는 독재자’가 되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김정일과 다른 시도를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김정일처럼 경제정책을 펴면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김정은이 지켜봤기 때문에 김정일 때와는 확실하게 다른 개혁개방 조치들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도 “신년공동사설이나 4·15 연설문을 보면 북한 당국이 경제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김정은의 이 같은 발언은 황금평이나 나진·선봉 같은 ‘지역 개방’ 수준의 대외 관계 확대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일각에선 김정은이 개혁개방 조치로 중국의 대규모지원을 얻기 위해 방중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가 마무리된 시점에 중국을 방문해 개혁개방 의지를 보여 이와 관련 지원을 받으려고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이번 김정은의 발언을 확대 해석해서는 않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양운철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정은의 그러한 말 한마디로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간다는 식의 확대해석은 금물”이라면서 “그러한 발언은 북한 경제의 정상화에 목적이 있지, 실제 개혁·개방 의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