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식 전 총리가 본 회담파트너 연형묵

“연형묵 총리는 사회주의자라는 인상보다는 친근감을 주던 사람으로 기억합니다.”

1991년 10월 제4차 남북고위급회담부터 남측 수석대표를 맡아 1992년 9월 8차회담까지 연형묵 당시 정무원(현 내각) 총리의 회담파트너를 했던 정원식(鄭元植) 전 국무총리는 22일 사망한 연 국방위 부위원장에 대한 인상을 온화함과 친근감 등으로 회고했다.

정 전 총리는 연형묵 부위원장을 당시 호칭대로 연 총리로 부르면서 “표현을 하거나 주장을 내놓을 때도 늘 온건하게 했다”며 “이 같은 연 총리의 친근감 때문에 당시 언론보도도 상당히 호의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연 부위원장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대목은 회담 석상을 제외하고는 일체의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것.

정 전 총리는 “사석에서 건강이나 운동 이야기를 하면서 친해졌지만 정치적인 얘기는 전혀 없었다”며 “철저한 공산주의자나 사회주의자라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고(故) 김일성 주석에 대한 충성심은 대단했던 것으로 느꼈다며 사석에서 부른 연 부위원장의 노래를 소개했다.

정 전 총리는 “사석에서 북측 대표들은 옛날 노래나 남쪽의 유행가를 부르기도 했지만 연 총리는 ‘사향가’를 불렀다”며 “이 노래에 대해 묻자 김일성 주석이 빨치산 활동을 하면서 고향을 그리며 부른 노래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연 부위원장과 함께 김 주석을 만나기도 한 정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김 주석도 연 총리를 대단히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교육학자 출신의 정 전 총리는 연 부위원장이 사회.문화적 식견은 별로였던 것으로 회고했다.

그는 “내가 사회나 문화 등의 이야기를 했지만 연 총리는 열심히 경청할 뿐이었다”며 “이공계 출신이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회담 파트너의 사망에 대해 인간적으로 섭섭한 감정을 느낀다는 정 전 총리는 “고위급회담 이후 만날 기회가 없어 아쉽다”며 “그래도 국제회의에서 북측 대표단과 만나면 안부를 전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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