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시료채취는 北의 마지막 카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번 6자회담의 검증의정서 채택 무산과 관련, “시료채취는 북한이 마지막에 내놓을 수 있는 카드인데 중간에 내놓으라고 하면 내놓겠느냐”며 “회담 결렬은 예견된 실패”라고 주장했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인 정 전 장관은 12일 낮 KBS 1라디오의 ‘라디오 정보센터 이규원입니다’에 출연, “갑자기 (부시 행정부의) 임기 한달 정도를 남겨놓고 시료채취 문제를 검증합의서에 넣겠다고 나온 건 과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993-94년 1차 북핵 위기 때 북미간 제네바협상 때도 ‘시료채취를 받아들여야 북한이 해달라는 걸 들어줄 수 있다’는 식으로 협상했으나 결국 ‘경수로가 완공되는 시점에 시료채취를 허용하겠다’는 식으로 타협됐다며 “미북간 협상 역사를 아는 사람들은 시료채취를 그렇게 초반에 들고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의장은 6자회담의 미래에 대해 “북핵문제가 더 꼬이거나 원점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부시 방식으로 한다면 6자회담도, 북핵문제도 난항을 겪겠지만 오바마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속도를 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는 부시와 다른 대북정책을 추진할 것”이고 “특히 수교에 대한 확실한 보장을 해서라도 북핵문제를 풀겠다는 자세로 접근할 것”이라며 이 경우 “북핵문제는 상당한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고 6자회담도 추동력이 다시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6자회담에서 “과거에는 우리가 북한을 설득해 국제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이도록 해놓고 한미 협력을 통해 미국의 대북압박 수위를 낮추는 식으로 문제를 풀었다”며 “한국이 중간자 역할을 할 때 북핵문제도 해결쪽으로 속도”를 냈던 만큼 “정부는 빨리 남북관계를 복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최근 미 국방부 산하기구 보고서가 북한을 핵 보유국에 포함시킨 것에 대해 “북한을 인도나 파키스탄과 같은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쪽으로 미국의 북핵정책 기조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의 핵 보유를 인정한 것은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협조를 얻기 위한 것이고 파키스탄을 인정하다 보니 인도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지만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는 것은 미국의 국제정치적 이익보다는 손실이 크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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