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김정일 북핵문제 미국에 공 넘겼다”

정세현(丁世鉉) 전 통일부 장관은 28일 “6.15 5주년 행사를 계기로 남북관계는 정상회복됐다”면서 “이제 남은 북핵문제와 관련해서는 김정일 위원장이 공을 미국쪽으로 넘겼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21세기 동북아포럼’ 주최로 열린 조찬강연회에 참석,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이 최근 정동영(鄭東泳) 통일장관과의 면담에서 ‘미국이 우리를 인정.존중하고 그 의지가 확고하다면 7월 중에라도 회담에 나가겠다’고 언급한 것은 김정일 정권 자체를 인정해달라는 의미라고 본다”면서 “미국이 조금만 움직여주면 얼마든지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현재 심각한 식량난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굉장한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어 더는 버티기 어려운 코너에 몰려 있다”면서 “이런 북한 내부사정에 비춰볼 때 김 위원장이 회담에 나가겠다고 말한 것은 진심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의 본심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면서 “미국은 북한더러 6자회담 나오라고 하면서 북한의 반응이 채 나오기도 전에 최고 지도부에 있는 사람들이 김 위원장을 지목해 공격적인 언사를 쓰는 등 북한을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회담을 통해 문제를 풀겠다면 상대방 정치문화에 관심을 갖고 김정일 정권에 대한 최소한 형식상 존중은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또 지난 3월 박근혜(朴槿惠) 한나라당 대표가 방미연설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무엇을 줄 수 있는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제안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에 동의를 표한 뒤 “당시 국회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초당적 결의안을 채택해 미국에 호소했어야 했다”며 핵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가 적극 나설 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정 전 장관은 최근 이란 대선에서 보수강경파가 당선된 것과 관련, “이란이 미국에 강하게 나가면 미국도 강하게 나갈 수밖에 없다”면서 “과거 ‘악의축’으로 규정됐던 이라크, 이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 이란정책과 연관성 및 정책의 일관성때문에 대북정책도 강하게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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