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기다리는 전략보다 관리 필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26일 대북정책 논란과 관련, “지금은 (북한의 변화를) 기다리는 전략을 허용하는 상황이 아니다”며 “정부는 동북아시아가 어떤 판세로 돌아가는지를 빨리 읽고 거기에 맞게 남북관계를 관리하는 식으로 정책 조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정부 때 장관을 지낸 뒤 현재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인 그는 이날 낮 KBS 1라디오의 ‘라디오 정보센터 이규원입니다’에 출연, “지금 상황 관리를 잘못하면 10년 전이 아니라 30년 전 남북관계 상황으로 갈 수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핵문제 해결과정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 물밑경쟁이 오랫동안 지속돼 왔다”며 “오바마 시대가 되면 미.중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므로 이런 상황에서 “기다리는 전략”은 “6자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미관계나 북핵문제 해결 속도보다는 반발짝 내지 한발짝 앞서가는 식으로 해야 우리가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미국에 대해서도 발언권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북관계 경색 책임론과 관련, 정 전 장관은 “상황을 이렇게 만든 데는 북쪽의 책임이 크지만, 우리 정부도 북쪽이 강수를 둘 수밖에 없는 조치를 안했다고는 할 수 없다”며 “남북 공동의 책임”을 주장하고 “정부는 6.15나 10.4 선언의 이행문제와 관련해 북쪽에 정확한 신호를 보내지 않고 우물쭈물”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민간단체의 금강산 방문을 허용했는데, 정치권은 계속 북쪽을 자극하고, 또 한쪽에서는 북한의 자세가 변화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하는 등 정부와 정치권, 여당의 얘기가 다르니까 북측으로서는 어느 게 진심이냐는 것”이라며 “혼란스런 메시지를 보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지난 12일 오후에 두 선언을 이행, 존중할 의지가 있다고 발표한 성명대로만 하면 북한이 2차적 조치는 거둬들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비공식 채널을 가동”할 것을 제안하고 우선 “이명박 대통령이 6.15와 10.4 선언의 이행 의지를 직접 말하는 식으로 운을 떼놓고 비공식 채널을 두드리면 아마 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특사는 밀사식으로 가서는 안된다”며 정부 안에서 “책임있고 권한을 갖고 있으면서, 대통령의 의중도 읽고 대통령의 의지도 조금은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 적합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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