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北내외문제 구실로 대북압박 현명치 않아”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8일 북핵문제 등 북한의 내외문제를 구실로 북한을 압박하거나 비난하는 것은 현명치 못하다면서 남한이 한반도 정세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호텔에서 평화포럼 주최로 열린 ’남북회담 이대로 좋은가’ 제목의 정치·시민사회 대화모임에서 “대내외적인 문제를 구실로 대북비난이나 대북압박을 정당화하는 데 힘을 낭비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며 “우리는 1차 북핵위기 때 이미 그러한 선택을 해서 기회를 놓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역사발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장애물 앞에서 좌절하거나 장애물 속에 함몰되지 않고 그것을 뛰어넘어 자기가 가야할 방향을 잡아내는 방향감각과 돌파력”이라며 “한반도 상황을 우리가 주도적으로 풀어나가야만 할 만큼 남북 간 국력격차가 커진 상황에서, 기계적 상호주의나 선북후남(先北後南)의 자세로 북한을 상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의 개최 배경에 대해 “1990년대에 심각한 경제난과 체제위기를 겪으면서 2000년대를 맞이한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서 남한과의 공존을 전제로 재기의 계기를 마련해 체제를 유지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 장관은 1970년대의 남북회담에 대해 “북한은 대남 자신감을 가지고 대화에 나왔고 ’남조선으로 가는 길’을 열어 보려 했지만 여의치 않자 대화도 중단하고 합의서도 이행하지 않았다”며 “북한은 3대 원칙이라는 원칙의 굴레를 씌워 남한을 일방적으로 압박하는 일을 80년대에도 계속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1980년대까지 남북관계에서 모든 것을 방어적으로 또는 체제경쟁 차원에서 분석하는 경향이 있어 우리측도 북한을 리드한다거나 한반도 상황을 관리해 나간다는 발상을 할 수는 없었던 한계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0년대 고위급회담 등과 관련, “북한은 사회주의권 붕괴, 총체적 국력 면에서의 대남 열세로 인한 체제방어 차원에서 남북대화에 나와 기본합의서를 끌어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며 “하지만 90년대 중반 이후에는 남북관계를 단절시켜 경제난과 국제적 고립을 자초한 셈이 됐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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