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先비핵화 고집, 통미봉남 초래할 수도”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21일 “평화협정 카드로 비핵화를 끌어내겠다는 오바마 정부의 정책을 읽고 보조를 맞추는 쪽으로 정부가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통미봉남(通美封南) 틀에 갇힐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남북물류포럼'(회장 김영윤) 주최로 서울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조찬강연에서 “우리 정부가 계속 선(先)비핵화만 강조하면서 미국을 견제하면 미국이 끝내 한국을 떼어놓고 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내부 예비가 바닥난 북한이 신년공동사설에서 인민생활 향상을 얘기하고 노골적으로 `흰 쌀밥에 고깃국’ 유훈까지 꺼내며 희망을 제시한 것은 밖에서 들어올 게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사전에 미북간에 상당히 심도 있는 조율이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날 북한이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을 대외 창구로 국가개발은행을 설립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이 또한 미북관계 개선이 안 되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정부는 외면하고 싶겠지만 미북간에 상당한 정도로 얘기가 진행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또 “클린턴 국무장관이 취임 직후인 작년 2월 아시아소사이어티 연설에서 `영구적 평화를 모색할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수차례 북미관계 정상화를 언급했고, 오바마 대통령이 작년 방한 때 직접 보즈워스의 방북 계획을 발표한 것 등은 미국이 평화협정을 카드로 비핵화를 끌어내겠다는 정책을 세웠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이어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지난 19일 세미나 발언을 겨냥, “연목구어라는 성어까지 써 가며 `평화협정을 강조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논점을 흐릴 수 있어 안 된다’고 했는데 그럼 6자회담은 왜 하는가”라며 “또 `9.19공동성명대로 6자회담 진전을 이루는 게 순서’라는 말도 나왔지만, 9.19성명에는 `별도의 포럼에서 논의한다’고만 돼 있지 비핵화가 진전되면 평화협정을 논의한다는 조항은 없다”고 지적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