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특정)날짜 맞추는 것 불가능해”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교차 방문으로 6자회담 재개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지만 가까운 시일 내 6자회담이 개최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류우익 주중 대사가 전망했다.



공관장회의 참석 차 귀국한 류 대사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왕자루이 부장이 평양에 가고 김계관 부상이 북경에 오는 일련의 상호 방문은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한) 긍정적 흐름이 이어가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당장 6자회담이 재개될 것이라는 성급한 예측은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면서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은 평가할 만하지만 당장 회담 재개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은 성급하다”며 “정부나 대사관에서도 이런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중국의 정치일정이나 북한의 내부사정도 염두 할 필요가 있다”며 “(6자회담 재개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가 나온다고 해도 여러 가지 논의해야 할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빨리는 개최되기 어렵지 않겠느냐”며 조심스런 관측을 내놨다.



대통령실장을 지낸 류 대사는 연내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언급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북한이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자세로 나오면 (대화의) 문은 언제든지 열어 놓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며 “정상회담을 날짜를 정해서 한다거나 어떤 날짜에 맞추는 것은 실제로 가능하지 않다”고 해석했다.



또한 “또한 이번 정상회담은 정치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행사(이벤트)를 위한 회담’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기대하고 있는 것은 이번 시기에 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상당히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회담이 이뤄질 것이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본인의 역할에 대해 “정상회담은 정부 내 담당하는 부처가 있고 북경에서 1차적으로 할 일이 아니다”며 “남북관계와 관련해 북경에서 진행되는 것은 없다. 세계 어느 공관이든 대사는 정부가 필요로 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일반론적인 범주를 넘어서는 일은 현재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류 대사는 이 외에도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6자회담이 중단된 이후 중국은 의장국으로써 회담을 재개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였고, 이런 것들이 6자회담 재개 분위기를 만드는 데 현실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며 “우리 정부와도 긴밀히 협력하면서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의 의사를 결집시켜 북한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겉으로는 동참하는 척 하면서 실제로는 북한의 편의를 봐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중국과 북한이 갖고 있는 특수 관계 때문에 그렇게 비춰질 수도 있지만, 중국이 지금까지는 국제사회와 공조를 원만하게 해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현재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이 커진 만큼 국제사회가 합의한 규정이나 원칙을 잘 준수하고 그것을 리드해 갈 책임도 있다”며 “중국 또한 이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일 방중설에 대해서는 “작년에 원자바오 총리가 방북했을 때 (김정일을) 초청했고, 이번에 왕자루이 부장도 이를 확인한 만큼 아마 언제 와도 오지는 않겠느냐”며, 그러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무슨 얘기가 나온 것은 없고, 거기에 대해서 들어본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