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여파 민간방북 줄줄이 연기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의 평양 개최(8.28∼30)를 앞두고 민간 차원의 북한 방문 일정이 북한측 요청으로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이달 하순 대북사업 협의차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정상회담 합의 발표 후 방북 일정을 아직 잡지 않고 있으며 “정상회담 이후에나 북측과 구체적인 일정 협의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현대측 관계자가 13일 전했다.

이용선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은 “오는 23∼28일 조선적십자병원 현대화와 관련해 주택건설조합 방북단이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북측이 일정 변경을 요청, 내달 5일로 조정했다”면서 “북측이 오는 21일부터 내달 1일까지는 행사 개최가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27일부터 내달 1일까지 남북과 해외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에서 열려던 의학과학세미나도 같은 이유로 일정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임동 개성공단기업협의회 부장은 “23일 개성공단에서 개최 예정이던 기업협의회 사무실 개소식에 대해 북측이 정상회담 준비를 이유로 연기를 요청해 10월로 미뤘다”며 “참석 인원이 200여명에 이르고 개소식에 이어 개성시내 방문 등이 예정돼 있어 행사 일정을 다시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측이 이같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민간단체의 방북 일정 연기를 요청하고 있는 것은 정상회담 준비에 인력 등을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용선 사무총장은 “2000년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3∼4개월가량 민간단체의 방북이 어려웠다”면서 “북측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혹시 발생할지도 모르는 민간교류로 인한 불상사를 사전에 방지하고 회담 준비에 인력 등을 집중 투입하기 위한 것같다”고 말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측이 당국 차원에서 민간단체의 방북에 대해 공식적으로 자제나 연기를 요청한 것은 없다”면서도 “정상회담 일정 등을 고려할 때 북측이 회담 준비를 위해 개별단체에 일정 조정을 요청해올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남.북과 해외단체들이 공동참여한 가운데 열려던 8.15 부산 축전에 불참키로 한 배경도, 실제론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부산 행사에서 혹시 있을 수도 있는 평양 6.15′ 축전 때와 같은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느냐는 관측이 남북정상회담 합의 발표후 나왔다.

한편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방문, 천태종의 개성 영통사 성지순례 등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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