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남.북.러 철도사업 논의에 관심”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러시아의 주된 관심은 한반도종단 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잇는 남.북.러 3자간 철도연결 사업이 진전되느냐에 있다고 러시아의 게오르기 불리체프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소(IMEMO) 한국연구 국장이 말했다.

불리체프 국장은 최근 노틸러스연구소의 온라인 정책포럼에 올린 ‘러시아 입장에서 본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러시아는 또한 러시아의 극동지역으로부터 남.북한에 대한 송전, 북한 에너지 시설의 복구 등과 같은 다른 유망한 3자협력 사업에 대한 남북간 합의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러시아측 시각을 보여주는 이 글에서 불리체프 국장은 “경수로 문제가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은 자신들의 경수로 발전소를 위해 한국이 미국에 ‘로비’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에 러시아도 무관심하지 않다”며 “러시아는 북한내 핵발전소 건설시 러시아 핵에너지산업의 참여에 관심이 있다”고 말하고 “1985년 러시아와 북한간 핵발전소 건설에 관한 양자협정이 여전히 유효”함을 상기시켰다.

그는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언제 어디서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용의를 표명한 뒤 “한때 모스크바는 (남북정상이) 제3국에서 열릴 가능성에 대한 시사에 관심을 가졌었다”며 “러시아는 늘 남북 화해를 촉구해온 만큼, 기꺼이 편의를 제공했을 것”이라고 말해 러시아가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장소 제공에 관심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불리체프 국장은 이 글에서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에 응한 배경과 목적을 러시아적 시야에서 다각도로 분석한 뒤 “제로-섬 게임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은 단기 이익을, 한국을 비롯한 관련국들은 장기적 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의 경우, 이번 정상회담은 북한과 관계정상화를 이루고 남북 공동의 잠재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진보이며, 이 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지역 다자안보체제 구축 문제에 대한 논의에서 위상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불리체프 국장은 예상했다.

그는 비핵화와 다자안보체제는 “남북관계의 문제가 아니며, 북한은 안보문제에 관해 미국과 상대하려 하지만, 한국은 북한과 직접적인 공개대화를 가짐으로써 이들 문제 논의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시킬 기회를 더 많이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일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응한 주된 목적은 단순히 경제지원을 받거나 한국의 대선에 영향을 끼치려는 데 있는 게 아니라 6자회담의 “다자협상 과정에서, 더 넓게는 북한 전체의 대외관계에서 북한 입지를 강화하는 데 있다”고 불리체프 국장은 강조했다.

그는 이번 정상회담 개최는 “북한으로서도, 곧 퇴임하기 때문에 약속의 이행을 담보할 수 없는 노 대통령과 회담한다는 점에서 결단”이라며 이렇게 말하고 “북한은 6자회담에서 자신들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한국의 지원을 얻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에서 한국을 압박하기 위해 주한미군 철수, 군사훈련 중단, 한미군사동맹 폐기 등의 문제를 제기하겠지만 “이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타협 조건들을 이끌어내기 위한 시도로 봐야 한다”고 말하고, 이러한 북한의 한.미관계 틈벌리기 시도에 따른 “한미관계는 종국적으로 두 나라 지도자들의 지혜와 유연성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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