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은 장군님이 許하는 거야’

▲ 남측 참가자들이 인민문화궁전 로비에서 행사 속개를 요구하고 있다. ⓒ평양 사진공동취재단

‘6.15 공동선언 발표 7주년 기념 민족통일 대축전’ 운운하는, 참으로 길기도 하고 웃기지도 않는 굿판이 지금 한창 ‘주체혁명의 수도’ 평양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 굿판에서 서울에서 올라간 통일전선 패거리들이 일대 개망신을 당한 모양이다. 14일에는 김대중 시절에 통일부 장관인지 뭔지를 했다는 정세현이라는 자가 “남북 정상회담을 빨리 하자”고 조른 데 대해 평양측은 그 대목을 방송에서 빼라고 했는가 하면, 15일에는 또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이 주석단에 앉으려 하자 대회를 아예 중단 시켰다는 것이다.

이것은 한 마디로, 남한의 ‘김대중-노무현-NL 주사파’ 통일전선 패거리가 결국은 별 수 없는 북한 노동당의 한낱 2중대에 불과하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3류 코미디라 할 수밖에 없다. 매사 평양의 노동당 사령부가 하자는 대로 하고 하라는 대로 해야지, 너희들 남조선 통일전선 따위가 어딜 감히 이렇게 하겠다 저렇게 하겠다, 우리하고 대등하게 놀려고 하느냐 하는 ’벌세우기‘였던 것이다.

말인즉슨 바른 말이다. 공산당 권력구조에서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관료구조 이상으로 ‘평등’이나 ‘대등’이란 죽었다 깨어나도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통일전선 급(級)이 감불생심 공산당 사령부의 사전결재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게 저렇게 제멋대로 행동할 수는 더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잘못이 있다면 그것은 그래서 제 분수도 모르면서 ‘남측 대표’ 운운하며 물색없이 ‘뽕가다’를 잰 백낙청 류(類)에게 있으면 있었지, 엄연한 지휘권자인 북측에 있었던 것이 아니다. 이 세상 어느 군대에서 중대장이 감히 대대장을 향해 “나도 귀관과 동급의 지휘관으로서,,,” 어쩌고 하는 발칙한 항명죄가 용인될 수 있다는 것인가?

그러나 이 일련의 3류 코미디 중에서도 가장 압권이었던 것은 역시 김대중이가 자기 부하 정세현을 시켜 “남북 정상회담 제발 빨리 빨리 좀 해 줘용~” 하고 읍소한 것에 대해 북쪽 상위기관이 “임마, 천자 알현은 천자가 불러야 되는 것이지 네가 해달라고 해서 되는 거야?”하고 남쪽의 그런 ‘각본에 없는 자유발언’을 즉석에서 무자비하게 작살냈다는 대목이었다.

무엇이 되었든 모든 각본과 감독 역(役)은 어디까지나 ‘위대한 주체혁명의 최고 사령부’ 조선노동당 대외연락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한국민족민주전선, 당중앙위원회, 국방위원회, 그리고 김정일이 혼자서 직접 관장하는 것이지, 남쪽의 일개 지방 산채(山砦) 두령으로 쪼그라든 김대중이 마치 무슨 ‘남조선 대표’나 된 것처럼 이러자 저러자 ‘선창’하는 방식은 평양의 최고사령부로서는 자신들의 권위와 명예를 위해서도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원칙의 문제였을 것이다.

명색이 야당이라는 한나라당의 박계동 의원이 북쪽에 가서 “우리 한나라당도 6.15선언을 열렬히 지지하고 성원합네다” 하는 모처럼의 색(色)을 좀 쓰려 했다가 졸지에 불이 번쩍 나게 뒤통수를 얻어터진 것도 결국 따지고 보면 여권 못지않은 한나라당의 ‘뭣 주고 뺨 맞자’는 식의 투항주의, 패배주의, 포퓰리즘, 기회주의 탓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자명하다. 김정일이 진정으로 남북관계에서 수지를 맞추기 원한다면 이미 밑천이 드러난 김대중이나 실패한 욕쟁이 노무현, 그리고 금배지 밖에는 보이는 것이 없는 직업 정치인들과 만나 남북 정상회담을 논할 것이 아니라, 12월에 뽑힐 대한민국의 다음 번 대통령과 하겠다고 선언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김대중-노무현-주사파의 ‘2중대 방식’ 아닌, 남과 북의 명예로운 국제법적 ‘1대 1’ 방식이라야만 한다는 것이다. 김정일이 만약 이를 외면하고 대한민국의 ‘2007 대선’에 섣불리 개입하려 했다가는 그는 진정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자해를 범하는 것이 될 것임을 대한민국 진영은 준엄하게 경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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