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WFP 대북식량지원 요청 수용할까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앞으로 10일내에 한국 등에 대북 식량지원을 공식 요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 정부가 이를 수용할 지 주목된다.

통일부는 19일 현재까지도 WFP로부터 공식적으로 식량지원 요청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공식 요청이 들어오면 국민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부 입장을 결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정부는 기본적으로 순수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은 북핵 등 정치적 문제와 관계없이 인도주의 차원에서 추진한다는 원칙 하에 북한이 지원을 요청해오거나 북한 주민의 식량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확인될 경우 국민여론을 감안해 지원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달 WFP의 북한 식량수요 조사결과 발표에 대해 통일부 김호년 대변인은 “식량지원을 포함한 모든 대북정책은 국민여론을 토대로 해서 국민이 동의할 때, 국민이 하라고 할 때 하는 것이고 그것이 가장 투명한 방법이고 올바른 방법”이라며 국민여론이 정책 결정의 최우선 순위임을 강조한 바 있다.

이로 미뤄볼 때 정부는 WFP의 식량지원 요청에 대해 상당히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으로 북한에 대한 국민감정이 굉장히 악화돼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 북측에 금강산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단 방북 수용을 촉구하면서 이미 예정돼 있던 대북 물자 제공과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지원 논의를 보류하고 지자체의 대북 지원성 교류협력사업도 자제시키고 있다.

또 현 남북관계 상황과 국민정서를 이유로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을 위한 대규모 방북도 만류하고 있다.

최근 정부 고위 당국자는 “많은 국민들이 현상황에서 북한에 지원해주는 것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거나 “금강산 사건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느 누가 북한에 쌀을 주자고 용감하게 나설 수 있겠느냐”고 말해 이같은 정부 내 기류를 내비친 바 있다.

북한의 식량 사정에 대해서도 ’북한이 10년만에 최악의 식량위기를 맞고 있고 북한 주민 500만∼600만명이 식량난으로 끼니를 제대로 채우지 못하는 등 기아 수준으로 전락할 위험에 빠지고 있다’는 WFP측의 발표와는 다소 다른 인식을 보이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현재까지 북한 당국이 국제기구나 다른 나라 정부에 공식으로 통보할 때는 북한의 식량사정이 어렵지만 아사자가 나올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믿고 있다”며 “다만 WFP에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심각하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지원을 공식 요청해오면 다른 국가나 국제기구와 협의를 하면서 정확한 식량 상황, 국민 생각 등을 종합 검토해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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