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6者 실패 대비 새 대화 모델 모색해야”

▲ 8일 통일연구원이 주최한 ‘북한 핵실험 이후 북한 문제 해법’이라는 세미나에 참석한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데일리NK

지난 10년 정부의 실패한 북핵정책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지는 가운데 6자회담만을 대화 모델로 볼 것이 아니라 회담이 패한 경우를 대비한 정부차원의 대책도 준비해야 한다고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주장했다.

전 선임연구위원은 8일 통일연구원이 주최한 ‘북한 핵실험 이후 북한문제 해법’이라는 세미나에 참석, ‘대북정책 평가와 향후 과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지금까지 정부의 북핵정책은 6자 회담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단순한 가정에 기초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 핵실험 이후 북한문제 해법’ 세미나 자료집 바로가기

그는 “당사자인 북한이 6자회담을 거부하고 나선 마당에 6자회담의 장래가 매우 어둡다는 엄연한 현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며 “북한이 핵을 고집할 경우에 대한 대책도 6자회담과 같은 비중으로 준비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6년간 진행된 6자회담의 합의과정과 이행현황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평가해서 이명박 정부의 새로운 해석과 입장이 나와야 한다”며 “6자회담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중간평가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0년 정부의 대책 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남북관계의 과도한 정치화 ▲북한 정권에 우호적인 입장 고수 ▲한국내 허위 안보감의 유발 확산 ▲대북지원의 혜택을 북한 정권이 장악하도록 방치 ▲남북 교류협력의 부패․비정상화 초래 ▲안보현실을 무시한 성급한 평화체제 추진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무시한 민족공조를 들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에는 ‘가해자인 정권과 피해자인 주민’이라는 두 개의 상반된 집단이 존재한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북한 정권과 북한 주민을 분리해서 이원화된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도 “햇볕정책과 6․15선언은 국가정체성을 훼손하고 한국의 핵심가치에 위배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는 데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며 “이런 문제점이 명백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선언을 준수하라는 우리 사회 일각의 주장은 심각하게 국론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70억불 이상의 뒷돈을 준다든지 조급증에서 북한의 일방적이고 비합리적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이명박 정부는 (그동안의 정부의) 잘못을 범하지 않도록 확고한 원칙을 갖고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현 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속수무책으로 있거나 이런 저런 대응 방안을 논의만 할 뿐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햄릿형 대북정책’을 보여왔다”며 “(이젠) 북한 도발과 위협 수위 상승의 고리를 끊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토론자로 나선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유민주주의’라는 이념이 대북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도 지켜져야 하고 그 속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북핵과 통일 문제도 전략적이고 이성적으로 냉정하고 현실적으로 풀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마냥 기존 합의서를 이행하라고 하는 북한의 태도는 자신의 논리에도 타당하지 않다”며 “북한이 이행하지 않는 것에 한국도 비판해야 할 것은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광주 데일리NK 편집국장은 “지난 정권은 북핵이 ‘협상용’인 것처럼 위장해 왔다”면서 “북핵이 ‘체제 유지용’이라는 일각의 분석은 지난 10년 전에 나왔어야 할 지적”이라고 강조했다.

손 국장은 “북한 정권이 붕괴되지 않는 한 북핵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을 개방 정부로 이끌어 내는 전략도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