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힐, 방한때 PSI 참여요청 없었다”

북핵 문제가 6자회담 재개냐 무산이냐의 갈림길에 선 가운데 대북 제재 수단의 일환으로 부시 미 행정부가 주도해온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방안이 다시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대북 PSI 가동을 시사하는 가 하면, 동북아 3국을 순방 중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한국과 중국에 PSI 참여요청을 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이 보도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28일 “힐 차관보가 이번 방한에서 우리 정부에 PSI 참여를 요청한 바 없다”며 “미측의 첫 요청은 2년전에 있었고, 그 후에도 그런 요청은 간헐적으로 있어왔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미 미측에 PSI 필요성과 목적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남북관계 등의 여건을 고려할 때 가시적인 참여는 어렵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潘基文) 장관도 27일 내외신 정례브리핑에서 “PSI가 추구하는 목적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며, 다만 남북한간 특수상황 또는 6자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 비춰 그 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라며 “다만 필요한 경우에는 한국 정부로서도 지원과 협력이 필요한 경우 사안별(case by case)로 그때 그때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PSI는 미사일 등을 실은 선박이나 항공기를 공해상이나 우방의 영해, 영공에서 압수수색하는 국제 공조체제로 부시 정부 주도로 2003년 6월 1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일본, 영국, 독일,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의 정부 실무진이 참석한 가운데 구체안이 마련됐다.

미 행정부는 당시 한ㆍ미ㆍ일 3국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협의를 통해 우리 정부에 참여 요청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스 국무장관은 지난 25일 남미 4개국 순방길에서 뉴욕타임스의 ‘안보리 회부후 대북 제재 격리’ 보도와 관련해 “PSI는 전 세계 어떤 곳에서라도 확산문제를 다루는 매우 유용한 도구”라고 말해, 북한에 대해서도 PSI를 가동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언론의 한.중 PSI 참여 요청 보도와 관련, 6자회담이 끝내 무산될 경우 북핵 문제를 유엔 안보리로 회부하고 본격적인 경제제재를 하는 데서 한국과 중국을 동참시키기 위한 미국과 일본의 사전 분위기 조성용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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