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평화체제 준비 박차…`중복’ 우려도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 해결을 계기로 북핵을 둘러싼 관련국들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 논의에 대비한 정부의 준비 작업도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기대대로 북핵 2.13합의 초기조치 이행이 조만간 이뤄지면 9.19공동성명과 2.13합의에 명시된 `한반도 평화체제 포럼’의 출범도 가시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교통상부와 통일부에서 각각 비슷한 조직을 준비하고 있어 업무 중복이나 혼선 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각 부처를 총괄하는 범 정부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작년 6월 한반도평화교섭본부 산하에 설치된 평화체제교섭기획단을 이르면 다음달부터 본격 가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평화체제교섭기획단은 북핵외교기획단과 더불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의 두 축을 구성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6자회담이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했다.

외교부는 통일부와 국방부, 국가정보원 등에서 인원을 파견받아 평화체제교섭기획단을 꾸린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도 2.13합의가 이행되고 `한반도 평화체제 포럼’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시점에 맞춰 정책홍보본부 산하 평화체제구축팀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 `평화체제구축태스크포스’를 평화체제추진기획단으로 확대, 개편할 계획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평화체제추진기획단에서는 평화체제와 관련한 남북회담 대책을 수립하고 군사적 신뢰구축 및 긴장완화와 관련된 전략을 마련하는 등의 업무를 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두 부처의 평화체제 관련 조직이 비슷한 명칭만큼이나 중첩되는 일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초기단계에선 일부 중복되는 업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외교부의 평화체제교섭기획단이 6자회담 틀 내의 `평화체제 포럼’에 대비하기 위한 조직이라면 통일부의 평화체제추진기획단은 남북 간에 실질적인 평화체제 협상이 벌어질 때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논의 방식을 두고 지금까지 외교부와 통일부가 다소 이견을 보여온만큼 향후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교부 당국자는 “평화체제 문제는 남북은 물론 미국과 중국 등 4개국 간에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며 “이를 남북문제로만 국한시킬 수는 없다”면서 `외교부’ 주도론을 내세웠다.

반면 통일부 당국자는 “평화체제 문제는 근본적으로 남북이 주도해서 논의될 수밖에 없으며 군사적 긴장완화는 물론 확고한 경제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광범위한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물론 미국 및 중국과 긴밀한 협의 하에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외교부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전략 수립 등은 통일부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허문영 통일연구원 평화기획연구실장은 “평화체제 전환 문제는 남북관계는 물론 국제질서와 경협, 군사문제 등 다양한 현안이 얽혀있는 만큼 청와대 안보실이나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중심을 잡고 전체적으로 조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