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촛불시위 통일교육단체 지원 배제 요구

정부가 90여개 민간 통일교육단체들의 협의체인 통일교육협의회(이하 협의회. 상임공동의장 신영석)에 대해 지난해 촛불 시위에 참가한 단체들은 사업 지원 대상과 임원진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 논란이 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협의회 관계자는 25일 “협의회 공동의장단이 지난 18일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 관계자들을 만났을 때 통일교육원측은 행정안전부가 만든 광우병 촛불시위 참가 1천800여개 단체 명단에 포함된 단체들은 지원 대상에서 빼고 그 단체 대표들은 임원진에도 포함시키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협의회 소속 단체가운데 열서너개가 촛불시위 참가단체 명단에 들어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하고 “협의회는 내달 4일 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나 협의회 정관 어디에도 정부측의 이런 요구를 받아들일 근거가 없어 결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측은 처음엔 지난달 21일 열린 이사회에서 촛불시위 단체들을 아예 협의회에서 제외시키는 안을 내놓았다가 지원과 임원 대상에서만 제외시키는 선으로 한발 물러섰다”고 덧붙였다.

협의회의 모 이사는 “협의회는 기본적으로 ‘민간단체’로서 통일교육지원법에 따라 통일부의 지원을 받게 돼 있는데 지난달 이사회에 현 정부의 대북정책과 다른 단체들을 제명하는 안건이 상정돼 격론이 벌어졌었다”며 “협의회는 본래 진보와 보수 단체들이 함께 밥먹고 싸우면서 소통하는 장인데 억지로 하나로 만들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통일교육원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의 올해 예산집행 지침에 불벌폭력 시위에 참가한 단체에 대해선 국고보조금 지원을 제한하게끔 명시돼 있어 이에 따른 것”이라며 “민간단체라도 국고보조금을 지원하는 한 정부가 그 운영에 대해 지도.감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협의회의 신영석 상임공동의장은 “정부가 경찰청이 만든 촛불시위 단체 명단에 들어있는 단체들에 대해선 예산 배정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한 게 사실이나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통일교육 활성화를 위한 관련 단체들간 협력 증진을 목표로 2000년 설립돼 현재 96개 민간 단체가 속해 있으며, 2002년부터 매년 4억5천만원 상당의 국고를 지원받아 자체 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민간 단체 사업을 지원해 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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