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첫 대북 조의 표시 배경

정부가 북한 고위인사의 사망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라인을 통해 조전을 보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24일 연형묵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사망과 관련,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 겸 통일부 장관인 정동영(鄭東泳) 남북장관급회담 수석대표 명의로 애도의 뜻을 담은 전통문을 보냈다.

이는 대북 업무 책임자인 정 장관이 장관급회담 수석대표 명의로 보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공식 조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북측 고위인사의 사망에 대해 정부가 공식 조의를 표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이날 조전은 전날인 23일 간접적인 방식으로 애도의 뜻을 밝히면서 더 이상의 조치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뒤늦게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부는 이미 23일 직접적이고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통일부 대변인 격인 홍보관리관이 기자 질문에 자연스럽게 답하는 형식을 빌려 간접적으로 애도의 뜻을 표시했기 때문이다. 이는 형식상으로 공식과 비공식의 중간 성격을 띠었다.

이런 간접적 입장 표명의 배경에는 2003년 10월 김용순 당시 노동당 대남 담당 비서가 사망했을 때의 사례가 그 잣대로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됐다.

당시 김 비서가 남북관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 조문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정부는 직접 조전을 보내지 않은 채 정세현 당시 통일부 장관이 제12차 열린통일포럼에서 “인간적으로 조의를 표한다”고 밝히는 선에서 일단락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선례가 없었다는 점도 감안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다.

그래서 조전 발송과 같은 추가 조치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어제(23일) 대책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북측에 공식 조의를 표명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일요일이어서 일단 홍보관리관이 답하는 형식으로 한 것”이라며 “조전 발송은 오늘 아침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방침이 바뀐 게 아니고 23일에는 ‘응급조치’를 한 데 이어 이날 내부 입장을 정리해 정식으로 조의를 담은 전통문을 보내기로 결정했다는 설명인 셈이다.

그러나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전 발송 결정이 나기까지는 연 부위원장 개인에 대한 평가와 달라진 남북관계 상황을 놓고 적지 않은 검토와 고민 끝에 ‘과감한’ 입장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우선 연 부위원장이 남북고위급회담 북측 단장으로 1991∼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의 합의와 발효에 기여한 점을 높이 샀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남북기본합의서는 남북관계의 장전이라고 할 수 있고, 비핵화공동선언은 북핵 공동성명에도 명시됐다”며 그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달 19일 6자회담에서 발표된 공동성명을 통해 한반도비핵화 선언이 다시 재조명받고 있는 상황을 감안했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남북관계 측면에서는 지난 8.15 당국 공동행사 때 북측 대표단이 서울 국립현충원 현충탑에 참배하는 등 달라진 상황을 감안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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