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재국면서 개성공단에 보호막

북한 핵실험을 응징하는 유엔 안보리의 결의 채택이 임박한 가운데 정부가 안보리 결의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관계없이 개성공단은 계속 발전시켜 나간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정부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미.중.러.영.프)과 한국, 일본 등 주요 7개국(P5+2)이 진행 중인 대북제재 결의안 초안 논의 과정에서 개성공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구가 포함되지 않도록 외교적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7일 파악됐다.

이는 전날 이명박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와도 맥을 같이 한다. 이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우리는 대화와 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계속 발전시켜 나갈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개성공단의 안정적 발전은 현 정부의 변함없는 기조지만 유엔 차원의 협의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의사를 개진함으로써 개성공단에 보호막을 친 것은 말이 아닌 `행동’의 영역이기에 의미가 커 보인다.

◇개성공단 `보호막’친 배경은 = 남북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상황에서 개성공단은 정부에 남북관계의 마지막 `보루’이자 평소 1천명 안팎에 달하는 공단 체류자의 신변 안전을 걱정하게 만드는 `애물단지’라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특히 지난달 25일 북한의 핵실험은 `선군정치’를 내세우는 북한 정권의 `자금줄’이라는 공단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시킨 것이 사실이다.

그런 만큼 최근 유엔 협의에서 확인된 우리 정부의 입장은 국민의 신변안전과 관련한 `리스크’에 대한 부담과 대북 제재 국면에서 북한 당국의 `달러 박스’를 유지하는데 따른 부담을 감수하고라도 개성공단은 유지할 필요가 있거나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정부 입장은 우선 북한의 잇단 도발로 인해 요동치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남북관계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개성공단이 남북 당국간 대화의 거의 유일한 소재가 되고 있는 현실속에서 개성공단을 유지함으로써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 가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이와 함께 개성공단이 남북 당국이 깊이 개입된 사업이면서도 현재 우리 중소기업 100여개의 `명줄’이 걸린 사업이라는 점, 금강산 관광이나 민간교역 및 사회문화 교류와 달리 공업단지는 한번 문을 닫으면 다시 살려 내기가 극도로 어렵다는 점 등도 정부의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공은 북한에..11일 개성회동서 北태도 주목 = 이제 개성공단에 관한 한 공은 북한 쪽으로 넘어간 듯 한 양상이다.

때문에 관심은 북한이 11일 열리는 제2차 남북 당국간 개성회동에서 개성공단 직원 유모씨의 억류문제와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 및 토지사용료 등과 관련, 어떤 입장을 내 놓느냐에 쏠리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15일 대남 통지문을 통해 “토지임대값과 토지사용료, 노임, 각종 세금 등 개성공단 관련 법규들과 계약들의 무효를 선포한다”면서 “남측 기업들과 관계자들은 우리가 통지한 이상의 사항을 무조건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일방 통보했다.

또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억류 근로자 유모씨 문제를 남북대화의 의제로 삼으려는 것을 강한 어조로 비판한 바 있어 11일 `개성회동’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은 편이 아니다.

만약 북한이 억류 2개월째를 넘긴 유씨 문제에 대해 계속 `모르쇠’로 일관하고 공단내 북측 근로자 임금 인상폭 등과 관련해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할 경우 공단을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우리 의지와 관계없이 개성공단은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만약 북한이 유씨를 11일 협의에 앞서 추방 형식으로 내 보내거나 11일 회동에서 유씨 문제와 관련, 종전보다 진전된 태도를 보이고 임금 등 공단운영 문제에 대해 협상의 여지를 남길 경우 개성공단을 매개로 한 남북 당국간 대화는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