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류 보편적 가치’ 끝까지 밀고 가라

정부가 북한인권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인 물결에 동참하게 됐다. 16일 오후, 외교부는 다음날(현지시각) 있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서 찬성 쪽에 표를 던지겠다고 발표했다.

인권을 유린당해온 북한 주민의 입장에서 본다면, 너무나 늦은 조치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제라도 북한주민의 인권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힘을 보태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정부의 입장 변화를 지지하고 환영한다.

정부는 그 동안 같은 동포의 인권마저 외면해왔다. 그 때문에 ‘인권 후진국’이라는 국제사회의 따가운 눈초리를 피할 수 없었다. 이제 국제사회의 따가운 눈초리도 다소 누그러지게 되었다. “북한 인권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 최대한 노력해나가겠다”고 이임 소감을 밝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내정자의 체면도 세울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인권을 박탈당한 채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 든든한 후원군을 얻게 되었다.

다만, 정부가 찬성표를 던지는 이유가 마음에 걸린다. 정부는 첫째,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여 국제사회의 여론이 악화되었고, 둘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만큼 보편적인 인류가치에 대해 더 이상 한반도의 특수상황을 적용하기 어렵게 되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첫 번째 이유에서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을 실험했으니, 보복성 카드로 인권문제를 거론하겠다는 의미가 은근하게 배어나온다. 두 번째 이유는 쉽게 말해 반장관의 얼굴을 봐서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소리가 아닌가.

원칙 없는 상황 논리는 무력하다. 만약, 6자회담이 진전되고 남북 간의 상황이 개선된다면 그때 가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또 다시 북한인권결의안을 반대할 것인가? 반기문 총장의 임기가 끝나면 또 어떻게 할 것인가? 그때 가서 또 다시 한반도의 특수상황을 내세워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외면할 것인가?

정부는 그동안 북한의 인권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주장해왔다. 정부를 애태우는 북한 정권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주고, 반기문 사무총장 내정자의 체면을 세우기 위해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것은 ‘인권의 정치적 이용’을 반대해왔던 정부가 내세울 논리가 아니다.

지금이라도, 심각한 인권 유린으로 북한 주민이 고통받고 있기 때문에 결의안에 찬성한다는 원칙을 확실히 내세워야 한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한반도의 특수성 때문에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무겁게 천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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