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엔 대북인권발언 ‘수위’ 조절

정부가 3일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회기에서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 ’북한이 당사국인 인권조약상의 의무를 완전히 이행하고 인권개선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는 비교적 원론적 입장을 밝힘으로써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인권은 인류보편적 가치’라는 점을 들어 지난해 처음으로 대북 인권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일각에서는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가능성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신각수 외교통상부 제2차관은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심각한 인권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깊은 우려에 공감한다”면서 “북한이 국제인권법과 북한이 당사국인 인권조약상의 의무를 완전히 이행하면서 인권개선을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촉구한다(urge)”고 밝혔다.

이는 참여정부 때와 달리 북한에 인권개선 조치를 촉구했던 지난해 인권이사회 발언과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라는 게 외교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박인국 외교부 다자외교실장은 지난해 3월 유엔 인권이사회 기조연설에서 “한국 정부는 보편적 가치로서 인권의 중요성에 입각해 북한의 인권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우려에 대해 북한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call upon)”고 밝혔었다.

외교 당국자는 올해의 발언 수위와 관련, “북한 인권상황이 작년과 비교해 특별히 달라진 점이 없어 발언 수위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조절한 것”이라며 “’call upon’이란 표현을 ’urge’로 바꾼 것도 문맥상 자연스런 단어를 선택한 것일 뿐, 의미상으로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는 북한의 인권상황을 ’심각한(dire)’이라고 수식한 것과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깊은(serious) 우려에 공감한다’고 밝힌 부분, 또 구체적으로 ’국제인권법과 북한이 당사국인 인권조약상의 의무’ 이행을 촉구한 점 정도가 작년과 달라진 부분이다.

지난해에는 북한 인권상황에 대한 별다른 수식어가 없었고 정부의 발언 배경을 ’보편적 가치로서 인권의 중요성에 입각해’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에 구체적 이행 사항을 적시하는 대신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북한 인권 문제를 더욱 ’직접적’으로 건드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외교부 당국자는 “일부 표현이 달라지긴 했지만 여기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발언 수위가 전체적으로 작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최근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북한을 자극해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킬 필요가 없다는 정책적 판단에 따른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발언 수위 문제를 떠나 북한이 그동안 국제사회가 자국 인권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를 체제위협으로 받아들이며 민감하게 반응해 왔기 때문에 이번 발언에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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