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엔 대북결의안 또 ‘신중’ 행보?

▲ 지난해 결의안 투표 장면 ⓒ연합

정부가 유엔의 대북 인권결의안에 대한 입장 표명을 놓고 ‘묘수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18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을 전후해 유럽연합(EU)과 일본이 제출한 대북인권결의안에 대한 유엔 총회 제3위원회의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입장 표명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총회 일정을 볼 때 20일께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늦어도 추수감사절(22일)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일단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찬성’ 입장을 밝히기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제출된 결의안 초안이 기본적으로 지난해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다 북한내 인권 상황도 획기적으로 진전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결의안 초안은 지난해 홍수 이후 국제사회의 원조에 대한 북한당국의 신속한 의사결정 등을 평가하면서 국제구호단체의 활동에 대한 보다 긍정적인 태도를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북한 인권에 대한 우려와 개선을 촉구하는 주요 내용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1일 외신기자단 간담회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은 개선되어야 하고 한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유엔 인권결의안에 찬성 투표를 했다”며 “이것이 한국 정부의 입장을 가장 공식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유엔 밖의 상황이 올들어 크게 달라졌다는 점을 정부는 고려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지난해의 경우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고 유엔의 제재결의안이 채택된 뒤에 인권결의안 표결이 이뤄졌지만 올해는 북핵 협상도 순항하고 있고 특히 남북 정상회담이 전격 개최되는 등 남북관계가 어느 때보다도 우호적인 국면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관계부처회의를 거듭하며 원칙을 지키면서도 남북관계의 특수성도 고려할 수 있는 ‘묘안’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부 당국자들은 “결의문 최종문안이 나온 뒤에나 정부 입장이 정해질 수 있다”면서 조심스런 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일부 외교소식통들은 정부가 표결 직전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에 정부의 입장을 사전 설명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부는 2003년부터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세 차례 이뤄진 북한 인권결의에서 기권한 데 이어 2005년 유엔 총회 차원에서 처음으로 이뤄진 대북인권결의 투표에서도 기권했으나 지난해에는 찬성표를 던졌다.

대북인권결의는 총회 제3위원회에서 통과되면 총회 본회의에서 최종 채택되며 법적인 구속력을 갖지는 않지만 192개 유엔 회원국들의 총의를 모은 것으로, 총회가 북한 인권에 지속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가 크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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