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엔’北인권결의’ 찬성입장을 환영한다

정부가 61차 유엔총회에 상정된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에 ’찬성’하기로 했다고 16일 공식 발표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가 대북인권결의안 표결에 과거의 입장을 그대로 고수하기에는 상황이 많이 변했다며 ‘찬성’ 입장 배경을 설명했다.

그야말로 만시지탄이지만 정부의 발표를 환영한다. 또 그동안 국제사회가 끊임없이 제기해온 보편적 가치로서의 북한인권을 이제 올바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당국자는 또 지금까지의 대북 화해협력 정책 기조를 견지하면서 식량권 등 북한 주민들의 실질적인 인권상황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권은 여러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으며 생존권, 노동권을 비롯하여 여러 갈래로 나눠질 수 있다. 그중에서도 ‘인간이 먹고 살며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권리’인 생존권이 가장 중요한 것은 틀림없다. 그런 점에서 당국자가 말하는 식량권이 중요한 것은 맞다.

그러나 남한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에 지원한 식량은 ‘식량권’을 가진 주민들에게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권력층이 먼저 확보한 뒤 남은 식량을 장마당에 팔아 이익을 남기고, 정작 식량이 절실히 필요한 주민들은 사먹어야 하는 게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정부가 ‘식량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그 식량권이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도 살펴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이날 당국자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와도 계속 긴밀히 협조해 나갈 예정”이라고 언급한 만큼, ‘식량권’이 제대로 집행될 수 있도록 식량관련 국제기구 및 국제인권단체와 연대하여 반드시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할 것이다.

김정일 체제 하의 북한은 한마디로 ‘인권’ 이전의 사회다.

김정일 스스로가 ‘국권'(國權)은 있지만 개별 인권은 없다’고 말해왔다. 김정일은 ‘국권은 나라의 자주권’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북한은 수령(장군님) 개인의 권리가 모든 인민의 권리에 앞서는 수령절대주의 사회인 만큼, 국권이란 곧 ‘수령권’일 뿐이다.

그런 만큼 이번 정부의 유엔총회 북한인권결의안 ‘찬성’ 입장은 북한사회에 인권을 실현하는 첫 단추를 꿰었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첫 출발이 늘 중요하고, 또 국제사회에 비해 늦어도 한참 늦은 만큼 남들보다 더 열심히 북한인권 실현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북한인권에 관한 한 우리가 가장 중요한 당사자임에도 그동안 외국 인권단체들에 낯을 들 면목이 없었다는 사실을 정부는 맹성해야 한다.

아울러 북한의 인권문제는 앞으로 전개될 6자회담이나 각종 남북교류협력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배타적 어젠더’임을 정부는 깊이 인식해야 한다. 김정일 정권이 ‘인권’ 문제로 남한에 온갖 시비를 걸어 오더라도 인권문제를 협상의 차원으로 인식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인권문제는 근본적으로 비타협적, 배타적 속성을 지닌다는 사실을 정부는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한다.

서독이 동방정책을 펼칠 때도 동독주민의 인권문제만큼은 비타협 원칙을 지킴으로써 끝내 자유민주주의로의 통일이 가능했다는 사실을 필히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이다.

정부의 유엔총회 북한인권결의안 ‘찬성’ 입장을 지지하면서 앞으로 인권원칙이 흔들리지 않도록 다시 한번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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