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왜 남북교류협력협회 만드나

정부가 남북 간의 경공업-지하자원 협력사업을 이행하기 위해 가칭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를 다음 달 발족하기로 함에 따라 그 배경과 이 협회의 성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일부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이 협회는 지난해 6월 6일 남북이 합의한 경공업-지하자원개발 협력 합의서에 따라 설립되는 비영리사단법인으로, 경공업 및 지하자원 개발과 관련된 업무만 담당한다.

◇ 발족 늦었나, 이른가 = 우선 관심은 왜 지금 협회 설립을 추진하느냐에 쏠리고 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29일 “오히려 늦었다”고 말했지만 일부에서는 정부가 작년 6월 북측과 합의해놓고도 가만히 있었다는 점을 들어 오히려 갑자기 발족을 서두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해당 합의서에는 발효 1개월 내에 이 문제를 협의, 처리하는 총괄 이행기구를 지정해 상대측에 통보하고 그로부터 15일 내에 접촉을 갖고 경공업-지하자원협력에 관한 제반 문제를 협의토록 돼 있다.

북측은 이에 따라 작년 6월에 이행기구로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를 지정, 우리측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측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우선 열차 시험운행이 돼야 이 합의서를 발효하도록 조건이 걸려 있었는데다 바로 북한 미사일 정국으로 접어들면서 준비할 상황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이른 발족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것은 북한이 열차시험운행 날짜를 잡는 것은 고사하고 이를 위한 군사적 보장에도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해석의 배경에는 지난 14∼15일 남북경제협력추진협의회(경협위) 실무접촉에서 상반기중 열차 시험운행안을 놓고 협의했지만 경공업 원자재 제공 시기 때문에 합의하지 못한 점이 자리잡고 있다.

이는 북측이 합의서 발효에 앞서 원자재-지하자원 협력을 위한 이행기구 설치 등 사전 작업을 미리 서둘러 제공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자고 요구한데 따른 것으로 관측됐기 때문이다.

실제 이행기구가 빨리 설립될 경우 북측으로서는 경공업 원자재를 제공받는 시기를 물리적으로 앞당길 수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그러나 당시 실무접촉의 협의 내용과 관련, “이행기구와는 관련이 없으며 북측은 가급적 빨리 달라는 것이었고 우리는 시험운행을 한 다음에 준비해도 되지 않느냐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재정 장관도 발족 배경에 대해 “지하자원 문제가 상당히 전문적이고 광범위한 연구조사가 필요하기에 이행기구를 설치해야 논의를 유연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와 관련, “열차 시험운행이 선행돼야 경공업-지하자원 합의서를 발효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 협회 성격과 임무는 = 이 협회는 민법 32조에 따른 비영리사단법인으로, 철저히 경공업-지하자원 협력 합의서에 나온 업무만 수행한다는 게 통일부 설명이다.

이들 업무를 통일부로부터 위탁받아 수행한다는 것이다.

우리측이 제공할 경공업 원자재의 품목, 수량, 수송경로 등 세부절차와 대북 투자광산의 선정, 사업성 평가, 생산물 처분 등을 북측과 협의하는 게 위탁 임무에 해당한다.

8천만달러 규모의 대북 경공업 원자재는 정부의 남북협력기금에서 출연받아 구매, 제공하는 형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협회가 운영되는 기간은 원자재 제공사업으로만 보면 일단 1년이면 끝나지만 이에 맞물린 지하자원 협력은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은 만큼 상당 기간 존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경공업 원자재 제공에 들어간 비용 8천만달러를 우리측이 지하자원 등을 통해 회수하는 기간이 ‘5년 거치 후 10년’으로 돼 있는 만큼 최소 15년은 운영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남북교류협력사업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협회 설립을 위해 법률 개정을 추진중인 점에 비춰 이 협회가 앞으로 남북교류협력 전반을 관리하는 기구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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