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옥수수 5만t 지원 제의…北 무응답”

▲ 김하중 통일부장관이 4일 내외신 브리핑을 하고있다.ⓒ데일리NK

정부가 지난 달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결정에 앞서 북한에 옥수수 5만t 지원을 위한 접촉을 제안했으나 아직까지 북측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4일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공식 내외신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3주전부터 대한적십자사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작년 남북 간에 합의됐던 옥수수 지원분을 협의하기 위한 접촉을 북한 측에 타진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까지 이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이번 발표를 통해 북한에 다시 한 번 남북이 합의한 옥수수 지원에 대한 의사를 표명하면서 북한이 긍정적으로 호응해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해 남북정상회담과 총리회담 등을 계기로 북측으로부터 수해를 입은 주민들에 대한 옥수수 지원을 요청 받은 뒤, 작년 12월 옥수수 5만t 지원을 결정했다. 하지만 국제곡물가 상승, 중국의 식량 수출 쿼터제 적용 등으로 인해 집행이 늦춰졌다는 것이 김 장관의 설명이다.

김 장관은 “지난해 북한이 요청해 협의를 통해 5만t의 옥수수를 주기로 합의했다”며 그러나 “막상 주려고 일을 추진하다 보니까 당시에 곡물가가 급등해 옥수수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서 자연히 지원이 미뤄졌고, 그런 가운데 이명박 정부가 출범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신정부도 옥수수 지원분에 대해 인도적 견지에서 이행하려고 했다”면서 그러나 “북한이 3월말부터 우리에 대한 비난을 계속하면서 우리 정부가 이행하기 어려워졌다”고 부연했다.

김 장관은 “합의 당시 옥수수 가격이 t당 350달러였고, 현재는 t당 420달러 정도”라며 “현 시세를 고려하면 당초 측정한 금액으로는 5만t을 주지 못하지만 대외 인도적 차원의 남북간 합의에 따라 5만t을 지원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가능한 조속히 우리의 제의에 호응해 오길 바란다. 당분간 북한의 입장을 기다릴 생각”이라며 “반응을 보이질 않을 경우 부득이 WFP 등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방안도 앞으로 검토해 나갈 생각”이라고 향후 계획을 말했다.

“‘선(先)요청 후(後)지원’ 원칙 견지…北요청 없으면 WFP 등 식량사정 고려 검토”

김 장관은 ‘북한의 반응이 없다고 하더라도 선지원을 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6월 중 WFP 등 국제기구의 북한 식량 실사 보고 후 식량사정이 얼마나 심각한지 볼 것이고, 거기에 따라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할 생각”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WFP의 식량 지원 요청에 대해 김 장관은 “WFP의 긴급 구호 계획에 한국의 참여를 요청한것일 뿐”이라며 “아주 급박한 것은 아니고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이다. 국제기구의 식량실사가 끝나고 난 다음에 얘기해도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선 요청 후 지원’ 원칙이 바뀐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옥수수 건은 북한이 우리에게 요청을 해서 남북간 합의된 사항이고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접촉을 제의한 것”이라며 “원칙을 그대로 견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개성공단 확대 문제와 관련해선, “국가적 이익을 고려하면 당연히 확대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핵문제 해결이 아무런 진전이 안 되면 사업 확대가 어렵지 않겠냐는 것은 일반적이고 누구든지 하는 이야기다. 북한 핵문제가 조금씩이라도 진전된다면 개성공단 사업도 확대돼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산가족 문제와 관련해 김 장관은 “시간을 기다리면서 남북 간에 협의할 분위기 조성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시급성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남북 간 상황을 본 이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3주전 제안’ 시점에 대한 질문에 김 장관은 “미국의 50만t 식량지원 발표 직후에 결정한 것”이라면서도 “협의하기 위해 접촉을 하자고 한 것이지 시점에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 외교안보조정회의를 통해 결정된 사항이다”고 말했다.

김호년 대변인에 따르면 정부가 대북 식량지원 협의를 제의한 시기는 5월 8~17일이다. 5월 3~8일까지는 미국의 대북식량지원 실사단이 북한을 다녀온 기간이고 미국이 대북 식량지원을 결정, 발표한 것은 5월 17일이다.

이어 “옥수수 지원 협의를 위한 접촉제의에 대해 북한이 긍정적으로 호응해 오기를 기대한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북한 속담에 ‘돌을 뚫는 화살은 없지만 돌을 뚫는 낙수는 있다’는 말을 언급, “남북관계의 발전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때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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