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멘 납치 한국인 엄씨 사망 확인

정부는 예멘 북부 사다에서 지난 12일 납치된 것으로 추정된 한국인 엄영선(34, 여)씨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6일 공식 밝혔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이날 “예멘 한국 대사관에서 파악한 결과에 따르면 엄 씨를 포함해 성인 6명과 어린이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나머지 어린이 1명과 성인 1명의 생사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당국자는 “서울시간으로 어제 저녁 사다 인근 지역에서 (엄 씨를 포함) 3구의 시신이 발견됐다”면서 “사다 현지에서 엄 씨와 함께 일하던 한국인 의사가 시신 검안시 입회한 결과 엄 씨의 시신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시신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아 얼굴로는 신원확인이 어려웠으며 복장과 체형 등을 통해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AP통신은 “지난 12일 사다에서 납치된 엄씨를 포함한 외국인 9명이 15일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면서 “시신들은 사다 동부 산악 마을 엘 나수르인근에서 발견됐으며, 발견 당시 얼굴 등이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제반 정황에 비춰볼 때 시신이 엄 씨임이 확실시되지만 법의학 전문가 조사를 통해 보다 과학적인 신원확인 결과가 나오려면 다소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3구의 시신은 사다 지역 내 병원 영안실에 안치돼 있으며 예멘 당국이 시신 수습을 위해 지원하는 군용기를 이용해 빠르면 이번주 중 예멘 수도 사나로 이송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망 확인된 엄 씨는 지난 12일 독일, 영국인 등 성인 6명, 어린이 2명과 함께 예멘 수도 사나에서 북쪽으로 200㎞ 떨어진 사다에서 나들이 도중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엄 씨는 국제의료봉사단체 ‘월드와이드 서비스’ 소속으로 예멘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해 왔다.

예멘은 오사마 빈 라덴의 고향으로 알카에다 등 다수 테러조직의 은신처가 되고 있는 곳으로 외국인을 상대로 테러가 계속 발생하는 등 치안이 불안한 상태다. 지난 3월15일에도 폭탄테러 사고가 발생, 한국인 관광객 4명이 사망했고 3명이 부상당한 일이 있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외교통상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해 “분노와 경악을 금할 수 없으며 이를 엄중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함께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조의와 위로의 뜻을 표한다”며 정부는 이번 사건의 신속한 진상 파악을 위해 예멘 정부와 독일, 영국 등 관련국가와 긴밀히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무고한 외국인에 대한 테러행위는 반인륜적이고 비인도적인 범죄행위로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에 따라 테러근절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위험지역으로 지정한 국가나 지역에 방문 또는 체류를 삼갈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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