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여객기 항로변경 늑장 지시 ‘논란’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 정부가 항공사들의 안전을 위해 기존의 캄차카 항로 대신 태평양 항로를 이용하도록 조치한 가운데 정부의 늑장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 정부 안일한 대응 도마 위에 = 건설교통부 항공안전본부는 7일 러시아와 북한 영공을 통과하는 캄차카 노선을 이용하는 항공기에 대해 태평양 항로를 이용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건교부의 이 같은 조치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6발이 동해에 떨어진 지 거의 하루가 지난 후 뒤늦게 내려졌다는 점에서 정부가 안일한 대응을 하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6일 오후 당초 북한 미사일이 언제, 어떻게 발사될 지 정보를 얻기 힘들고 설사 북한 미사일이 발사된다고 하더라도 항공기가 직접적인 위협을 받을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특별한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언론이 항공 안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자 밤 늦게 항공사와 긴급 회의를 열고 기존의 캄차카 항로 대신 태평양 항로를 비행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안일한 대처로 인해 시카고발 인천행 아시아나항공 OZ235편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불과 수십분 전 북한 동해 상공을 통과하는 등 위험에 노출됐다.

건교부 관계자는 “6일 새벽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는 정보 당국으로부터 사전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그러나 현재 항공기의 안전 운항을 위해 국방부 등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 캄차가 항로는 = 캄차카 항로는 주로 미국 동부와 중부 지역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오는 항공기들이 이용해 왔다.

이 항로는 미주 동부 앵커리지 상단과 캄차카 반도를 지나 북한의 동해 상공을 통과하는 경로로 이뤄져 있다.

이 항로는 북한과 러시아에 영공통과료를 지불하는 대신 거리가 단축돼 항공유를 아낄 수 있어 최근 고유가 시대를 맞아 항공사들이 많이 이용해 왔다.

반면 태평양 항로는 미국 서부 앵커리지 하단에서 일본 나리타와 포항 등을 거쳐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경로를 거쳐 기존의 미주 서부 노선을 운항하는 항공기들이 주로 이용해 왔다.

대한항공은 11일까지 인천-블라디보스톡 항공편을 포함해 편도 기준으로 26편의 항공편이 기존의 캄차카 항로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아시아나항공도 11일까지 편도 기준으로 미주 대륙에서 들어오는 비행편 18편과 사할린 및 하바로프스크발 8편 등 26편이 모두 태평양 항로를 이용하게 된다.

항공사들이 기존의 캄차카 항로 대신 태평양 항로를 이용할 경우 비행시간이 30분 이상 늘어나고, 객실의 중량도 줄일 수 밖에 없어 승객들이 실을 수 있는 화물량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로가 변경됨에 따라 비행시간 연장과 관련 절차 때문에 당분간은 해당 여객기 도착 시간이 30분에서 1시간 가량 지체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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