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종시 수정’ 박차…박근혜 묵묵부답

정부가 정국 최대 현안인 ‘세종시 수정’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6일 세종시 대안 심의기구인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가 첫 회의를 열고 대안 마련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정부는 이날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주재로 민관합동위 1차 회의를 열고 정 총리와 함께 공동위원장을 맡을 민간위원장을 선출한다. 민간위원장은 민간위원 16명 중에서 호선으로 선출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세종시 대안 마련의 기본 방향과 향후 위원회 운영 방안에 대한 논의는 물론, 세종시의 추진 현황 및 향후 계획, 투자 유치 상황 등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이뤄진다.


이미 정부가 세종시를 행정도시에서 기업도시로 전환하는 법 개정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황이기 때문에 ‘민간합동위원회’의 활동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정부가 정운찬 총리를 필두로 ‘세종시 수정’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지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한 여당 내 ‘원안 고수’ 움직임이 여전하고, 자유선진당 등 야당 등의 반발도 거세 세종시를 둘러싼 정국은 더욱 더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시 수정’ 총대를 메고 있는 정 총리는 14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정정길 대통령실장 등 당·정·청 수뇌부들과 비공개 조찬을 같이 했고, 13일에는 안상수 원내대표 등 원내대표단 10여 명을 총리 공관으로 초청해 세종시 대안을 빨리 마련하기 위해 당정 협조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후 17일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과도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이미 롯데그룹은 세종시 이전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발빠른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당정간 불협화음은 여전하다. 특히 잠재적 대선주자로 평가받는 박 전 대표가 여전히 ‘원안+α’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입장차 극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일단 정부 대안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당내 논란 증폭 우려에 따른 행보다. 이와 별도로 정의화 위원장을 포함한 13명의 위원이 참여하는 세종시특위를 구성, 매주 화요일 정례회의를 갖기로 하는 등 세종시 문제에 대한 여론수렴 작업에 착수했다.


당내 여론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친(親)박근혜 계 역시 정부의 대안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여전히 박 전 대표가 ‘원안 고수’ 입장을 밝히고 있어 당내에서 조차 합의점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 전 대표는 14일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92회 탄신제’가 열린 경북 구미시 상모동 생가를 찾아 세종시에 대해서 “제 생각을 분명히 다 얘기 했다”며 “같은 질문을 한다고 제 말이 달라지나요”라고 답해 ‘원안 고수’ 입장에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보수 정당’으로 평가되는 자유선진당의 행보도 정부의 정책전환에 강한 걸림돌이다. 이 총재는 15일 대전 의능정이 거리에서 열린 ‘세종시 변질 규탄 및 원안 쟁취를 위한 전국 순회 홍보투어’ 발대식 장외집회에서 유례없이 험한 말들을 쏟아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은 처음부터 세종시 원안을 할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표를 얻기 위해 약속을 한 것”이라며 “우리는 국가 대사기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성토했다.


또한 “세종시 원안 백지화는 사상 최악의 포퓰리즘”이라며 “선거가 끝나고 나니 이제는 충청권을 제외한 나머지 수도권과 비충청권의 여론을 이용해 세종시 원안을 백지화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호영 특임장관은 15일 “세종시 수정안의 내용이 대통령의 과거 말씀과 다르면 (대통령이) 사과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선거 당시 ‘원안대로 하겠다’고 말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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