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삐라 살포 적극 대처” vs 민간단체 “강행할 것”

정부는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삐라) 살포와 관련한 통일부·경찰청 등 유관부처 회의를 통해 법적인 범위 내에서 적극 대처하기로 합의했다고 19일 밝혔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홍양호 통일부 차관 주재의 유관부처 국장급 회의 결과를 소개하며 “삐라 살포 행위가 남북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며 “살포를 자제토록 적극적인 설득노력의 일환으로 유관부처가 법적인 범위 내에서 적극 대처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오늘 3개 해당 단체에게 자제 요청을 하는 공문을 발송했다”며 “각 기관에서 법의 테두리 내에서 적극적으로 대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삐라 살포에 대한 상황이 발생하기 전이나 발생할 때 실무자가 전화나 방문을 통해 자재를 요청하는 것”이라며 “법적 ‘처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구체적인 대처 방안에 대한 질문에 김 대변인은 “의사는 담배를 피우면 해가 된다고 경고한다. 담배를 핀 후 꽁초를 버리면 경범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그건 처벌해야 한다. 또 담배를 금연 건물에서 피우면 안 된다. 임산부 옆에서 피우면 남에게 피해가 된다”는 비유로 설명하면서 “적극적인 액션을 한다는 의미로 해석해 달라”고 말했다.

통일부 등이 삐라를 보내는 민간단체를 방문해 자재를 설득하고 관할 경찰서 등에선 법적 위반 사실을 검토하고, 국방부 등에서는 군사지역에서의 삐라 살포 등을 적극 제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날 대책회의는 청와대·총리실·통일부·외교통상부·국방부·경찰·국정원 등 유관기관 국장급 간부가 참석해 대북 삐라 살포와 관련한 동향을 분석하고 대책을 협의했다.

당국자들은 ‘고압가스안전관리법’이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으로 민간단체의 삐라 살포를 제재할 수 있는지에 대해 검토하고 법적 차원 이외의 다른 실효적인 대처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정부는 민간의 대북 삐라 살포를 막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이날 ‘삐라’만을 주재로는 처음 유관부처 회의를 개최해 ‘합동’으로 ‘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적극’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이후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하지만 ‘삐라’살포를 주도하는 민간단체들이 해당 관련 법규를 지키면서 군사지역이 아닌 곳에서 풍선에 매달아 ‘삐라’를 보낼 경우 법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이 딱히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정부가 유관부처 회의까지 열면서 ‘삐라’살포에 적극 대처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은 북한에 ‘노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위 정부 당국자도 “범정부 차원에서 ‘삐라’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진정성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이 ‘정부가 과거부터 지금까지 노력하고 있다’는 진정성을 알도록 필름을 되돌려 보라고 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대북 삐라 살포를 주도해 논란의 중심에 선 납북자가족모임과 자유북한운동연합이 20일 오전 9시에 대북 전단살포를 강행할 예정이라고 밝혀 정부 유관부처와의 충돌도 예상된다.

또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 등이 정부가 법적 테두리 내에서의 적극 대처하겠다는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정치권의 논란도 거세질 전망이다.

북측은 지난달 2일 군사실무회담에서 삐라 살포가 계속될 경우 개성공단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고, 지난 12일 군사분계선 육로통행 제한 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