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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북한의 비료 15만t 추가지원 요청에 대해 아주 이례적으로 신속한 대응에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통일부를 비롯한 관계 당국은 북측이 추가 지원을 요청한 지 6일만인 지난 24일지원 방침을 결정한 데 이어, 첫 회분 5천t을 실은 씨 매스터호가 27일 오후 여수항에서 출항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북 수송 작업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신속지원 배경에 대해 26일 정부 당국자는 “지난 18일 북한 조선적십자회가 대한적십자사에 전통문을 보내 추가 지원을 요청한데다, 인도적 고려와 한완상 한적총재의 권고, 그리고 북측이 지난 번 15차 장관급회담에서도 지원을 요청한 점 등을 감안해 빨리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조치는 북측이 지난 1월 50만t의 비료 지원을 요청한 지 4개월만인 지난 달 중순에야 봄철 시비용 비료 20만t 지원을 결정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이 당국자는 “당시 비료지원이 늦어진 것은 야당이나 일부 시민단체 등이 대북 지원을 반대했기 때문이 아니라 정부 스스로 ’당국간 대화가 재개되기 전에는 비료 지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달 이후 당국간 대화가 재개된 상황인 만큼 이번에는 북한 주민의 식량난을 완화시킨다는 인도적, 동포애적 측면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통일부는 남북 장관급회담이 끝난 지난 24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와 여야 정당들에 실무자들을 보내 추가지원 방침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보고 당시 국회 통외통위나 여야 정당 모두 이를 인도적 지원 문제로 보고 추가 지원에 대해 이견을 내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북은 지난 달 개성 차관급회담에서 “봄철 비료로 20만t을 지원키로 합의하고 추가 물량에 대해서는 추후 장관급회담에서 논의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추가지원 비료 수송작업은 27일 오후 1시께 여수항에서 씨 매스터호가 첫 출항분 5천t을 싣고 남포항으로 출발함으로써 개시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