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불능화.설비지원 비용 공개여부로 고심

외교통상부가 6자회담 관련 정보공개 문제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연말까지 북이 이행할 11개의 불능화 세부 조치 내용에 대해 외교부는 불능화 착수 10여 일이 지난 15일 현재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언론의 관련 질문이 있을 때마다 당국자들은 “6자는 공개 여부를 계속 검토중”이라고만 답하고 있다.

또 외교부는 북한의 신고.불능화 이행에 맞춰 한.미.중.러가 부담할 경제적 대가 중 한 축인 `중유 50만t 상당’의 발전소 설비.기자재의 제공 비용에 대해서도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특히 `중유 50만t’을 어느 시점의 유가에 맞춰 계산하느냐에 따라 4개국의 대북 설비지원 관련 부담에 큰 차이가 생기는 데도 불구, 외교부는 그에 대해 공식적인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우리 측 6자회담 당국자는 지난 달 30일 경제.에너지 실무회의 개최 후 대 언론 배경설명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자 “(참가국간) 상당한 인식의 일치가 있었다”면서 “앞으로 1주일 정도 후에 대강의 내용은 언론에 설명하겠다”고 했지만 보름 이상 경과한 지금까지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거기에 더해 외교부는 10~13일 중국 선양(瀋陽)에서 북측과 협의한 끝에 대북 발전소 설비 제공 1차분의 연내 제공 개시에 합의했다고 발표하면서 “금년 내 철강재 중심의 1차 제공 품목 공급을 개시하기로 했으며 제공 품목은 국제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조달하기로 했다”고만 밝혔다.

14일 외교부 일일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한 우리 측 부담 비용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조희용 대변인은 “적절한 시기에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며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역시 함구했다.

외교부가 이 처럼 6자회담과 관련한 정보 공개를 꺼리면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이 6자회담 차원의 대북 지원에 불참하고 있는 터에 4개국이 신고.불능화 이행의 대가로 북에 중유 95만t 상당을 지원하려면 한 나라당 1억달러 가량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외교가의 정설이다.

그런 만큼 1억달러의 `안보비용’ 부담 속에 진행되고 있는 불능화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대북 설비지원 비용은 적절한 평가기준에 의해 산정됐는지 등에 대해 국민도 알아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외교부는 불능화의 세부 내용이 공개됐을 때 `북측 입장이 크게 반영된 낮은 수준의 불능화’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점, 자국 핵시설 관련 정보 공개를 꺼리는 북의 반발 가능성 등을 우려, 관련 정보 공개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마찬가지로 대북 발전소 설비 지원액 산정 기준도 공개될 경우 유사한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 등을 외교부는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외교부 조희용 대변인은 15일 “국민과 언론의 지적에 대해 일리 있다고 생각하고 어떻게 대응할지 심사숙고하고 있다”면서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공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5개국(한.미.중.러.일)의 사정인데, 지금 당장 밝히기는 적절치 않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북핵 전문가는 “불능화가 중요한 성취임은 분명하지만 내년에 진행될 가장 중요한 핵폐기 단계가 남아 있는 만큼 당국자들은 불능화 단계를 빨리, 무사히 돌파하는데만 천착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