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북핵결단 대북 `물밑설득’

우리 정부가 8.15 민족대축전에 참가 중인 북한 당국대표단을 통해 북한의 핵폐기를 위한 설득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북한 당국자들이 분단 이래 처음으로 국립현충원에 참배하고 각종 행사에서 거침없는 민족화해 발언을 쏟아내는 등 떠들썩한 축전 분위기 이면에서 보이지 않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로서는 이 달말 속개될 예정인 제4차 6자회담 날짜가 하루하루 다가오면서 핵의 평화적 이용권을 두고 북미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북한을 설득해야 할 절박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 대표단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직보가 가능한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 비서와 대남 컨트롤타워로 알려진 림동옥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 등 최고위급이라는 점에서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설득 행보는 크게 ‘투트랙’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8.15 축전의 남측 당국대표단장인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은 공식회담은 아니지만 각종 행사장을 오가는 차량에 김 부위원장과 동승해 ‘밀담’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두 사람은 14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행사 개막식 직후 총리주최 만찬장으로 이동하면서 한 차량에 탑승한 데 이어 숙소인 워커힐 호텔로 이동하면서도 둘만의 시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자리는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으로서 외교안보라인을 지휘하고 있는 정 장관이 우리 정부와 미국의 ‘진의’를 전달하면서 ‘전략적 결단’을 해 줄 것을 김정일 위원장에게 전달해 줄 것을 설득하는 좋은 공간임에 분명하다.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부 차관보는 지난 10일 각 정당을 찾아 4차 6자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8.15 행사 등 남북채널을 통해서도 북한이 탄력적으로 회담에 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다른 대북 설득 루트는 오는 17일 김 부위원장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예방에서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부위원장이 김정일 위원장의 특사자격으로 방문할 가능성이 높아 친서 내지는 구두 메시지를 가져왔을 수가 있고,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 역시 김 위원장의 ‘통 큰 결단’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에서다.

따라서 일단 이번 8.15 민족대축전을 통해 남북간 신뢰와 화해협력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 만큼 핵문제와 관련한 북측의 향후 결단이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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