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북.미 양자대화에 ‘신중모드’

미국 국무부가 북한과 양자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으며 시간과 장소는 앞으로 2주 안에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정부 당국자들은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핵 현안에 정통한 외교통상부 고위 당국자는 12일 “(미국이) 구체적으로 (북한과) 어떻게 대화에 임할지, 방법과 시간, 장소 등을 정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아직 최종적으로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대화국면으로 전환한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도 “미.북대화가 이뤄진다면 북한 비핵화를 위해 6자회담 과정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최종적으로 북한과 대화에 나선다는 방침을 정한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의 발표로 북.미대화가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도 열릴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 당국자들이 이처럼 신중모드를 보이는 것은 핵문제에 대한 북한의 태도에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북.미 양자대화가 6자회담을 대체한다는 등의 잘못된 신호를 북한에 주지 않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을 비롯한 다른 참가국들이 최근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한국, 중국, 일본 순방과 서울에서의 미.러 협의 등을 계기로 6자회담의 맥락에서 이뤄지는 북.미 양자대화에 양해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다시 말해 미국과 북한의 양자대화가 6자회담을 진전시키는 차원에서 이뤄져야 하며 6자회담과 별개의 프로세스로 이해돼서는 안 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본 것이다.

이는 핵문제에 대한 북한의 가시적 입장 변화가 없는 한 국제적인 대북제재 국면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지난 11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6자회담을 진전시킬 수 있다면 양자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는 것 외에는 어떤 결정도 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준비돼 있다는 데는 (5자간에)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은 이와 관련, “북한 비핵화를 협상을 통해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미) 대화가 이뤄져야 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그 대화가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주지 않으면서 이전과 다른 행보를 취하도록 유도해야 하기 때문에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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