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발표, 반인권적 선언 불과”

<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23일 오전 통일부에서 발표한 ‘탈북자 수용정책 개선안’에 대한 논평을 발표했다.

논평에서는 “공작원이나 범죄자들의 위장입국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재중 탈북자의 인권보호나 한국행 지원 대책의 마련 없이, 무리하게 기획탈북과 브로커문제에 대한 대책을 제시함으로써 탈북자들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탈북자의 남한행이 브로커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브로커 활동을 전면적으로 방해하는 것은 탈북자들의 한국행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반인권적 선언에 불과할 뿐이다”며 정부의 이번 개선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아래는 논평 전문.

<통일부의 탈북자 수용정책 개선안에 대한 입장>

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12월 23일 오전 정부종합청사 브리핑실에서 ‘탈북자 수용정책 개선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개선안에서 보호 중심의 탈북자 정책을 자립 중심으로 전환하고 제도적 방안을 마련한 점과 북한 당국에 의한 공작원들의 위장입국이나 조선족 등 중대범죄자들의 국내 입국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한 점은 시의적절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이번 개선안은 중국에 머무르고 있는 탈북자들의 인권보호와 한국행 지원에 대한 대책은 마련하지 않은 채, 기획탈북과 브로커 문제에 대한 대책만을 제시함으로써 탈북자들을 인권의 사각지대로 몰아넣을 우려가 있다.

그 동안 정부를 대신해서 탈북자 지원활동을 하던 인권단체들이 중국 정부의 탄압으로 인해 활동을 중단하고 거의 대부분 철수한 상황이다. 현재 탈북자들은 어느 누구의 보호도 받지 못하고 심각한 인권유린과 강제북송의 위험에 처해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유와 인권을 갈구하는 탈북자들의 한국행은 대부분 브로커들을 통해 이루어졌다.

정부는 탈북자들의 한국행은 브로커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가 중국 내 탈북자들에 대한 인권보호와 한국행 지원 대책은 외면하면서 브로커 활동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방해하는 행위는 탈북자들의 한국행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반인권적 선언에 불과할 뿐이다.

우리는 악덕 브로커 문제의 근본적 해결에 반대하지 않는다. 정부는 국내에서 자행되는 악덕 브로커들의 부당한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단호한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 그러나 정부가 모든 브로커 활동을 문제 삼는 것에는 반대한다.

또한 우리는 정부의 기획탈북에 대한 대책은 대단히 자의적이고 부당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기획탈북을 주도하는가의 문제는 정부가 정책을 통해 부당하게 간섭하고 통제할 일이 아니다. 기획탈북 문제는 개인의 정치적 자유와 양심에 관한 문제일 뿐이다.

2004년 12월 23일

북한민주화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