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미국과 일본에 대한 짜증을 거두어라

얼마 전, 김정일 정권이 미사일을 발사했다. 남한과 일본 국민들이 서 있는 옆 벽면에 대고 칼을 던진 셈이다.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이자 한국과 일본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포용정책이 북한과의 신뢰구축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리고 일관되게 포용정책을 구사해왔다. 그러나 결과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발사였다. 그로 인한 위협과 불안이었다. 국민들은 정부의 포용정책이 왜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발사로 이어졌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는 오래 전에 포착되었다. 정부는 군사용 미사일이 아니라 인공위성 발사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발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도 했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추정이었으며 결과적으로 정부의 주관적 희망사항에 불과했음이 드러났다. 미사일 발사 이후에도 정부는 일사분란하고 준비된 행동을 보이지 못했다. 각 부처별 대응이 달랐고, 주변국과의 공조도 매끄럽지 못했다. 북한의 잘못에 대한 대가가 어떤 것인지를 행동으로 보이지도 못했다. 정부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지 못해 당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국민들은 정부의 포용정책이 안고 있는 약점이 드러났으니 그것을 면밀히 분석해 보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정부의 안일한 자세와 원칙 없는 대응을 지적하고 좀 더 확실한 조치를 주문하고 있다. 김정일 정권에게 잘못된 행동의 대가를 치르게 하라는 것이다.

이런 국민의 요구를 아는지 모르는지 정부와 대통령은 엉뚱한 소리만 하고 있다.

이종석 장관은 “미국이 제일 많이 실패했고, 한국이 좀 더 작은 실패를 했다”고 말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사태 해결의 현실적 힘이 될 한미공조에 공연히 흠집만 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핀잔을 들었다. 쓸데없는 말장난으로 낭비할 시간이 있다면, 이번 사태로 드러난 포용정책의 약점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보강할 것인지를 연구할 일이다.

가진 건 강짜기질 밖에 없나?

노무현 대통령은 한 술 더 뜬다. “미국이 실패했다고 말하는 한국의 각료들이 국회에 가서 혼이 나야 되는 거냐”고 짜증을 냈다. “북한 목조르기라도 하라는 말이냐”, “미국은 일체 오류가 없는 국가라고 생각하느냐”, “미국의 오류에 대해 한국은 일체 말도 하지 말아야 하느냐”는 말로 의원들과 국민들의 요구와 질책을 되받아 치라고 강짜를 부렸다. 김정일 정권에게 부려야할 강짜를 왜 애꿎은 국민들과 국회의원들에게 부리는가. 이런 사태를 초래한 자신에게 부려야할 짜증을 왜 미국이나 일본에게 내는가. 가진 것이라고는 타고난 강짜기질 밖에 없는 철없고 무능한 대통령임을 시위하는 모양새가 보기 민망할 정도다.

정부와 대통령은 아직도 일이 어디에서부터 어긋났는지를 모르고 있는 것 같다.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발사 사태를 낳은 근본적 요인은 세 가지다. 첫째, 핵무기와 미사일 발사는 김정일 정권의 속성과 정치노선의 결과다.

김정일 정권은 국가의 발전이나 국민의 행복을 실현하겠다는 의지와 능력이 없다. 유일한 관심사는 독재정권을 유지하는 것이다. 김정일 정권은 수령독재와 개혁개방이 서로 양립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가장 잘 알고 있다. 때문에 개혁개방 대신, 안으로는 폭력과 기만으로 인민들을 억압하고 밖으로는 주변국들을 무력으로 위협해 통치자금과 물자를 갈취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것이 바로 선군정치다. 핵무기 개발도, 미사일 발사도 모두 김정일 수령독재가 구사하는 선군정치의 산물이다.

둘째, 우리 정부의 잘못된 대북 정책에도 그 책임이 있다. 정부의 대북 정책은 그 목표가 비현실적이다. 김정일 정권과 파트너가 되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북한을 개혁과 개방으로 유도한다는 것이 정부 정책의 목표다. 김정일 정권의 속성과 정치노선을 감안할 때, 이는 가능성이 희박한 목표다. 북한을 다루는 정부의 방식에도 치명적 결함이 있다. 경직된 ‘대화 만능주의’로 일관함으로써 북한의 변화를 강제하는데 실패하고 있다. 평화와 안정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대화’라는 전술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면, 다른 수단을 마련하는 것이 전략전술의 ABC다.

정부가 ‘대화’라는 수단 자체를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절대적 기준으로 여길 만큼 맹목적 이데올로기에 물들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전략적 목표와 전술적 방법조차 구분하지 못할 만큼 무능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대화’ 수단에 대한 비정상적인 정부의 집착이 다양하고 유연한 대북정책 구사를 어렵게 했다는 것이며, 다양성과 유연성을 상실한 정부의 정책으로는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발사 사태를 막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셋째, 이번 사태의 뒷면에는 우리 정부가 앞장서서 심어 놓은 ‘전쟁공포증’도 숨어 있다. 정부는 다양한 방법으로 북한을 다루라는 국민의 요구가 있을 때마다, 김정일 정권을 자극하고 압박하면, 한반도가 전쟁에 휩싸일 것이라며 펄쩍 뛰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근거가 빈약하다. 현재 한반도에서 평화가 유지되는 것은 세 가지 요인 때문이다. 하나는 미국의 절대적 군사력이고, 다른 하나는 전쟁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중국의 정치적 입장이며, 셋째는 전쟁을 하기 어려울 만큼 김정일 정권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 요인이 변화하지 않는 한 김정일 정권은 전쟁을 하기 어렵다. 대화나 포용정책 때문에 한반도에 평화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자극과 압박 때문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김정일 정권과 미국·일본은 벌써 수십 번은 전쟁을 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김정일 정권은 우리 정부의 ‘전쟁공포증’을 활용해왔다. 핵무기를 만들고 미사일을 발사해도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대화’와 ‘돈’으로 평화를 구걸하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노대통령에게 당부하고 싶다. 미국과 일본에 대한 짜증을 거두라. 국민을 상대로 한 번 해보겠다는 어리석은 강짜도 접어라. 나약한 ‘대화 만능주의’도 버려라. 독재와 폭력을 연장할 뿐이다. 그리고 ‘전쟁공포증’으로 감겨 있던 눈을 떠라. 그래야, 어설픈 ‘자주’와 반민족적 ‘민족공조=김정일공조’의 필연적 종착역인 국제적 고립의 수렁으로 서서히 빠져들고 있는 한국 정부와 국민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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