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림동옥 사망에 공식조의 표할까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림동옥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20일 사망함에 따라 정부가 그의 죽음에 공식적으로 조의를 표할 지 주목된다.

정부는 그가 사망한 지 만 하루가 지난 21일 오전 현재까지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지만 이미 북한 고위급 인사가 사망했을 경우 조전(弔電)을 보낸 선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조전 발송은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작년 10월 연형묵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사망하자 당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남북장관급회담 남측 수석대표 명의로 전통문을 보내 조의를 표했다.

북한 인사의 사망에 대해 정부 고위 관료가 공식적으로 조전을 보낸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그 이전에 1994년 김일성 주석이나 2003년 10월 김용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가 사망했을 때 조전은 물론 조문 가능성까지 흘러나왔지만 정부 차원의 공식 조전은 발송되지 않았다.

다만 김 비서의 사망에 대해 당시 정세현 통일부 장관이 한 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인간적으로 조의를 표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는 했다.

이번에 사망한 림동옥 부장은 정치적 무게감이나 직책만 따진다면 김용순 비서나 연형묵 부위원장에 비해 떨어진다는 지적이지만 남북관계와 관련한 역할에 있어서는 그들 못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특히 김용순 비서가 사망한 뒤에는 북한 대남정책의 총괄책임자로 급부상, 2004년 탈북자 대규모 입국 등으로 남북관계가 끊어졌을 당시에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그에게 남북관계 복원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며 상황 타개를 노리기도 했다.

그는 작년 6월 정 장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할 때 배석했으며 같은 해 8.15 행사 대표단으로 서울을 방문해 현충원을 참배하는 등 남북화해에 일조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남북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한 인물이지만 그가 남북 간 회담에서 대표를 맡은 적이 없다는 점은 정부가 조전을 보내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연형묵 부위원장 사망에 대해 공식 조전을 보낸 것은 당시 조전에도 나타나 있듯 그가 ‘남북고위급 회담 북측 단장으로서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을 만들어내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는 객관적 업적이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림동옥 부장은 각종 회담의 막후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는 알려져 있지만 회담 대표로 직접 합의문에 사인을 한 적은 없다.

때문에 정부가 림동옥 부장에 대해 공식 조전을 보내기보다는 김용순 비서 사망 때처럼 정부 고위 관료가 공개된 자리에서 애도의 뜻을 밝히는 방안도 상정될 수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 등을 감안하면 정부 차원의 조문단 파견은 고려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문까지는 아니더라도 정부 차원의 조전 발송이나 애도 표명이 이뤄진다면 대북 수해 지원에 이어 경색된 남북관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림 부장이 김용순 비서 사망 이후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인물이기는 하지만 직책 등을 감안하면 공식 조전을 보내기보다는 애도의 뜻을 표하는 정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