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로버트 박’ 무단입북 주시

정부는 27일 미국 국적의 북한 인권운동가인 로버트 박(28)이 무단입북한 것으로 알려지자 신경을 곤두세운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 인권이라는 사안의 특성상 북.미관계 전반에 걸쳐 예기치 못한 파장을 몰고올 수 있다는 상황인식에서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일단 외교경로를 통해 상황을 파악해보고 있다”며 “그러나 로버트 박이 미국 국적이라는 점에서 현재로서는 우리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들이 우선 주목하는 대목은 이번 사안이 지난 3월 발생한 미 여기자 월경 사건의 재판(再版)이 될 지 여부다. 자칫 대화국면으로 접어든 북.미관계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북핵사태의 흐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사안이) 북.미관계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사태의 전개과정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미 여기자 사건은 탈북자 문제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고 국경에 진입한 케이스라는 점에서 분명한 의도성을 띤 이번 사건과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는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어떻게 나올 지를 지켜봐야겠지만 여기자 사건과는 기본적으로 다르다”며 “전체적으로 북.미관계에 끼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북한의 대응방향에 따라서는 이번 사안이 양국관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특히 로버트 박은 유엔과 국제사법재판소 등 국제무대에서 북한 인권을 집중적으로 문제삼아왔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인권 문제제기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북한이 박씨를 쉽게 풀어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게 일각의 시각이 나온다.


하지만 북한으로서도 현시점에서 로버트 박을 상대로 구금 등의 강경조치를 취할 경우 뒤따를 부담이 적지 않다는게 외교소식통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한 인권문제가 국제사회에서 더욱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데다 이번 사건으로 대화국면으로 접어든 북.미간 유화무드가 깨질 경우 북한으로서도 전략적 손실이 상당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북한으로서는 뉴욕채널 등을 통해 미국과 조용히 접촉, 조기추방 형식으로 사안을 조기에 종결지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다만 외교가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과 맞물려 로버트 킹 미 대북인권특사가 다음달부터 관련국 순방 등 본격 활동을 개시한다는 점에서 북한인권 문제가 국제사회의 중요 현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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