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디도스 공격’ 긴급대책회의…’계획적 도발’ 면밀히 주시

정부는 9일 오후 3시 한국과 미국의 주요 기관 인터넷 사이트를 겨냥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과 관련,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긴급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다.

권태신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이날 오후 3시부터 열리는 긴급차관회의에는 외교통상부·행정안전부·법무부·국방부 차관과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정원 관계자 등이 참석한다.

총리실 관계자는 “사이버 테러에 대한 경위와 현황을 파악하고 관계부처 차원의 합동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미 주요기관의 인터넷 사이트를 다운시킨 ‘디도스 공격’은 지난 7일 오후부터 8일까지 이틀에 걸쳐 청와대, 국방부, 국정원 등 정부 기관은 물론 네이버, 안철수연구소, 옥션 등 주요 사이트에 걸쳐 전방위로 이뤄졌다.

안철수연구소가 2차 공격용 컴퓨터 악성코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9일 오후 6시부터 3차 ‘디도스 공격’도 예정돼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 8일 국정원 주관으로 청와대와 총리실, 방통위, 국방부, 외교부, 금융위 등 12개 기관으로 구성된 사이버안전실무위원회를 소집해 정부기관과 민간 사이트에 대한 사이버 위협 ‘주의’ 경보를 발령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도 8일 수사전담반(총 24명)을 구성, 사이버 테러에 이용된 개인 컴퓨터를 제출받아 분석을 시작했다. 경찰은 이 컴퓨터가 감염된 악성코드를 분석한 결과 청와대와 백악관 등 우리나라와 미국의 26개 사이트를 순차적으로 공격하도록 한 명령이 숨어 있었다.

한편 이번 ‘디도스 공격’의 배후로 국정원과 미국 국방부가 북한과 추종세력을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달 27일 미국이 주도하는 사이버전인 ‘사이버 스톰’에 우리나라가 참여할 움직임을 보이자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명의로 “우리는 그 어떤 방식의 고도기술 전쟁에도 다 준비돼 있다”고 논평을 낸 바 있어 ‘디도스 공격’의 배후로 지목됐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9일 “유관기관에서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정원은 8일 “이번 사이버 공격은 개인 차원의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특정 조직 또는 국가 차원에서 치밀하게 준비, 실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 또는 종북세력의 배후 가능성을 주목하면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이 단순한 과시용 해킹이 아니라 국가 안보와 금융·전자상거래·미디어 등 인터넷 인프라 전체를 마비시키려는 계획적 도발이라는 것이다. 특히 청와대와 국방부, 백악관, 국무부 등 한·미 주요 사이트를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개인이나 단체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북한의 배후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