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북 인도적지원에 유연성

정부가 인도적 지원 분야에서 지난 5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걸어 두었던 빗장을 풀려는 모습을 잇달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정부는 5월25일 북한 핵실험 이후 막았던 개성공단 이외 북한 지역으로의 민간인 방문을 단계적.선별적으로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그 첫 사례로 정부는 29일부터 보건.의료 관련 지원사업 협의차 방북하려고 신청을 낸 한나라당 정의화 의원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관계자들의 평양 방문을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핵실험 이후 남측 인원의 방북과 대북지원 물자 반출에 제한을 두던 정부가 이달 초부터 시급한 생필품 등을 필두로 대북 물자반출을 선별적으로 허용하기 시작한데 이어 민간 인사의 방북제한도 단계적으로 푼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가 인도적 지원 분야에 유연성을 보인 사례는 또 있다. 인도적 지원단체들에 대한 남북협력기금 지원 건도 핵실험 등을 계기로 유보해오다 지원을 하는 쪽으로 최근 방침을 정한 것.

당국자들은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정부의 대북정책이 변했기 때문이 아니라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에 관계없이 추진한다’는 대북정책의 원칙에 충실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간 핵실험 등으로 대북 여론이 악화하면서 어쩔 수 없이 막았던 인도적 지원을 정부 원칙에 부합하게 정상화하는 의미라는 얘기다.

한 정부 당국자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이행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에 동참하면서 북한이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하려 할 때까지 원칙을 갖고 기다린다는 큰 틀의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에 인도지원 관계자들의 방북이 허용되더라도 경협 관계자와 사회문화 교류 관계자들의 방북까지 전면적으로 정상화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최근 한반도 주변 정세에 미묘한 변화의 조짐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최근 행보에 또 다른 의미를 둘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북한이 미국을 향해 거푸 대화하자는 손짓을 하고 미국도 대북 압박 와중에 북을 향해 `포괄적 패키지’를 언급하는 등 한반도 정세가 `압박 일변도’에서 `대화’와 `압박’이 공존하는 복잡다기한 국면으로 점차 이동하는 양상이다.

그런 만큼 인도적 지원 문제와 관련한 정부의 행보는 북핵 정세가 호전되는 등 남북관계를 적극 풀어갈 여건이 조성될 경우 무리없이 남북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도록 `워밍업’하는 차원으로 볼 여지가 없지 않다는 것이다.

아울러 남북관계가 소강국면인 현 상황에서 민간 인사들의 방북이 갖는 낮은 수준에서의 상호 메시지 교환과 신뢰 구축 효과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나라당의 중진(4선)급인 정의화 의원이 29일 방북단에 최종 포함될 경우 그런 의미는 더 부각될 전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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