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북 식량지원 ‘긍정신호’ 배경은

최근 통일부가 북한 식량지원 문제에 대해 전보다 진전된 태도를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지난 3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출범 10주년 기념식에서 “앞으로 인도주의적 정신과 동포애에 입각해 적극적으로, 긍정적으로 (대북) 식량지원을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4일 정부와 한나라당은 국회에서 통일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당정협의에서 세계식량계획(WFP) 등을 통한 대북 식량지원을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정이 북한에 식량 지원을 하자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면서 “다만 시기는 추석이 지난 뒤 10월초 북한의 쌀 작황 등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아직 지원 여부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대북 식량지원을 적극.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시기와 방법, 양 등은 북한 식량사정 등을 고려해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하중 장관은 WFP를 통한 식량지원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 이후 악화된 대북 국민여론을 언급하며 식량지원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취하던 통일부가 최근 들어 이처럼 적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추수기를 앞두고 북한의 식량사정이 악화되고 있는데다 정치권과 학계 등을 중심으로 대북 식량지원을 촉구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는 것이 정부 안팎의 시각이다.

정부 당국자는 “전에도 북한의 식량사정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8월 말까지는 견딜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었다”며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북한의 식량사정이나 영양상태가 나빠질 수 밖에 없고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긍정 검토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회와 학계, 언론 등 각계에서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은 미뤄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는데다 미국 등 국제사회도 이미 대북 지원에 나선 만큼 국제사회에서의 입지와 남북간 신뢰조성 차원에서라도 식량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통일부가 WFP를 통한 지원에 적극적이라 하더라도 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조율 과정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 지는 불투명하다.

WFP를 통한 대북 지원 문제와 관련, 최근 관계장관 회의에서 김하중 장관은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는 쪽이었지만 다수의 장관들은 현재 남북관계 및 북핵 상황으로 미뤄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의견을 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비록 인도적 지원은 북핵문제와는 별개라는 입장을 계속해 밝혀오고는 있지만 최근 북한의 핵시설 복구 움직임도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북한의 식량사정이 예상만큼 나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거나 북핵 문제로 인해 국내 대북 여론이 다시 악화된다면 정부내에서도 ‘지금은 지원할 때가 아니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가능성도 크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