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북 수해지원 윤곽 드러나나

정부의 대북 수해지원 방안에 대한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정부는 8∼10일 대북 수해 지원에 나서는 국내 민간단체와 대한적십자사(한적)의 의견을 다각도로 수렴한 뒤 11일 당정협의를 거쳐 정부 지원의 큰 그림을 밝힐 방침이다.

이 때 민간단체를 통한 지원과 관련한 정부의 지원 규모는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히지만 한적을 통한 지원은 이제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여서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대북 수해 지원에 나설 수 있는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순수 민간단체를 통하는 형식, 반관반민 형태의 대한적십자사를 통하는 방법, 정부가 북측 당국과 협의를 거쳐 직접 지원하는 방법 등을 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정부의 직접 지원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와 강경해진 국내외 대북 여론을 감안하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우세한 상황이다.

정부는 나머지 방법에 대해서도 그동안 여론의 추이를 주시하며 조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민간단체의 줄기찬 지원 요구에 대해서도 “검토해보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던 정부는 정치권에서 지원 목소리가 나온 뒤에야 사실상 지원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한적을 통한 지원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언급을 하지 않았었다.

한적은 지난달 26일 베이징(北京)에 있는 국제적십자연맹 동아시아 대표단을 통해 북측에 수해 지원 의사를 전하는 등 초기부터 대북 지원에 대해 적극적이었지만 당시 북측이 한적의 제의를 사실상 거절하면서 정부나 한적이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으로 바뀐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하지만 보수나 진보 진영 가릴 것 없이 시민단체들이 대체로 대북 수해 지원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고 정치권도 여야가 북한 수해지원을 논의하기 위한 원내 대표 회담에 합의하는 등 여론이 정부의 인도적 수해 지원을 촉구하는 쪽으로 기울면서 한적을 통한 지원도 점차 힘을 얻게 됐다.

이종석(李鍾奭) 통일부 장관과 한완상(韓完相) 한적 총재가 10일 회동을 갖고 쌀 지원 문제를 포함한 대북 수해 지원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로 한 것도 이런 분위기에 따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한적은 이 회동 결과를 바탕으로 모금과 대북 접촉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한 뒤 정부의 지원을 받아 수해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적을 통한 구호품에는 쌀의 비중이 높을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민간단체를 통해서도 간헐적으로 쌀이 지원되고 있고 지원될 예정이지만 쌀 지원은 주로 한적을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적이 민간단체보다 지원 규모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 북측이 지금 가장 필요한 쌀을 지원하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한적을 통한 대북 쌀 지원이 성사된다 해도 그 양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긴급 구호성이기는 하지만 자칫 한적을 통해 대량의 쌀을 지원했을 경우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유보한 대북 식량 지원을 재개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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