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북제재 지속…인도적 사안과 분리 대응”

북한이 우라늄 농축에 성공하고 플루토늄 무기화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유엔 제재가 시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핵무기를 지속적으로 개발·생산하겠다는 점을 천명한 것은 남측과 국제사회를 향한 또 한번의 도발이다.

북한이 최근 대남 유화책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평화공세’를 펴는 상황에서 나온 이번 발표에 우리 정부는 적지 않게 당황하면서도 일관된 대응을 다짐하고 나섰다.

또한 훈풍이 기대되던 남북관계에서도 북한이 ‘비핵화’에 역행하는 행보를 공언하면서 남북관계의 ‘급진전’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실제 정부는 최근 북한의 유성진 씨 석방, 연안호 송환, 이산상봉, 조문단 파견, 12·1조치 해제 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 왔다. 오히려 북한이 과거 잘못된 행동을 ‘원상복구’했을 뿐이라며 일련의 조치들은 ‘전술적 변화’라고 평가했다.

대북정책의 수장인 현인택 통일부 장관도 지난 2일 “6자회담, 핵 문제에 대한 태도가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근본적 변화가 아닌 전술적 변화라고 생각한다”면서 “제한조치 철회로 북한이 특별하게 아주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즉 북한이 핵문제 등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변화를 선보이지 않는 한 남북관계를 비롯한 정부의 대북정책도 큰 변화가 있을 수 없음을 밝힌 것이다.

문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즉각 유감의 뜻을 밝히며 “정부로서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치된 요구에 부응하여 모든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하고, 조속히 6자회담에 복귀하여 진정한 의미의 비핵화를 이루어 나가도록 관련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변인은 또 “북한의 위협과 도발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일관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도 말했다. 북한의 핵위협엔 강력한 제재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북핵문제와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사안과는 분리해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비핵화’라는 큰 틀의 원칙을 지키면서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유연한 접근을 시도해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이 조속히 6자회담에 복귀하고 핵폐기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에서 일관되게 대북정책을 추진해 왔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원칙을 견지하면서 유연한 접근을 통해서 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발전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인도적 사안이라고 할 수 있는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합의한 대로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인도적 지원 역시 민간단체를 통한 지원이나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을 검토하고 있고 현재 입장에 변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북한의 핵위협에는 국제공조를 통해 단호하게 제재에 나서면서 동시에 남북간 인도적 사안 등에 대해서는 유화적인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인 셈이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센터 소장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최근 유화책을 들고 나온 것도 전술적 제스처일 뿐임이 확인됐다”며 “결국 기존의 핵 등에 대한 전략전술은 변화하지 않으면서 강·온 양면전술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도 북한의 핵전략에는 국제사회를 통한 강한 압박을 해야 하고 더불어 북한의 남북대화 요구 등에 대해서는 유연성을 발휘하는 전술을 구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