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북접근 잘 짜여진 각본대로 고속질주?

▲ 제19차 남북장관급회담 ⓒ연합

정부가 북핵 6자회담이 열리고 있는 와중에 북한에 먼저 장관급회담을 제의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15일 준비접촉을 통해 27일 평양에서 20차 남북장관급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만난지 4시간만에 나온 합의결과다.

6자회담 회기 도중 장관급회담 준비접촉 북측에 제의→베이징 합의→14일 준비접촉→27일 평양에서 회담개최 합의→당·정 대북지원 및 정상회담 필요성 강력 제기까지 며칠 사이에 남북관계가 이미 짜여진 각본처럼 질주해온 것을 알 수 있다.

신언상 통일부 차관은 14일 “그동안 북한이 남북대화를 재개하자고 여러 경로를 통해 요청해왔지만 6자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뤄왔었다”면서도 “지난 12일 우리측이 먼저 대화를 제의하는 전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통일부 양창석 대변인은 이날 “7개월간이나 중단된 남북대화 재개에 대해 남북 모두 공감대를 가지고 있었다”면서 “장관급회담 개최문제를 중심으로 15일 개성에서 실무접촉이 열리고, 이 자리에서 시기뿐만 아니라 ‘상호관심사’를 논의하게 된다”고 말했다.

베이징 합의가 나오기 전까지 6자회담은 타결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 속에서도 미북간 줄다리기가 계속돼 타결을 낙관하기 어려웠다. “6자회담의 진전을 낙관했고, 설령 6자회담에 진전이 없더라도 더 이상 교착된 남북관계를 방치할 수 없다”는 신 차관의 해명도 명쾌하진 않았다.

6자회담에 대한 낙관론이 우세했다고 해서 정부 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 섣부른 기대를 가지고 남북대화를 추진한다는 것이 납득이 안된다는 반응이다. 또한 12일 북측에 장관급회담 개최 관련 전통문을 보냈다는 것은 그 이전(6자회담 이전)에 대통령의 재가를 받았다는 말이 된다.

이런 정황 때문에 남북간에 모종의 채널을 통해 사전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과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회담 제의가 ‘6자회담→장관급회담→대북지원 재개→정상회담→대선승리’라는 로드맵을 설정해 놓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김정일 생일(2월16일)을 앞두고 대북지원 재개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섰을 수도 있다.

이달 27일 열리는 남북 장관급회담에서는 주요 의제로 지난해 7월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중단된 대북 쌀∙비료 지원 재개와 수해지원, 경의선 열차 시험운행, 이산가족 상봉 행사 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신 차관은 “6자회담에서 합의한 결과로 북한에 지원하는 부분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부분을 별개”라고 밝혔다. ‘2∙13 베이징 합의’에 따라 한국이 떠안아야 할 분담액과 상관 없이 대북 인도적 지원에 따른 발생 비용은 별개여서 이중 부담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북 쌀∙비료 지원이 재개될 경우 미사일 발사 이전 지원규모를 기준으로 연간 쌀 50만t(1600~1800억 원)과 비료는 연간 30만t(1200억 원)이 소요되고, 대북 수해지원에 따른 추가 비용도 발생한다.

여기에 베이징 합의에 따라 5개국 균등 분담이 실현될 경우를 전제로 620억 원이 필요하다. 여기에 9∙19 공동성명에 따라 우리가 제시한 200만kW급 대북송전 시설 건설과 운용, 경수로 건설에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최대 11조원을 부담할 수도 있다.

북한은 이미 이용 가치가 소멸된 영변 핵시설 폐기 대가로 엄청난 이익을 챙기게 된 셈이다. 물론 그것은 북측이 평화공세만 하면 남측의 주머니는 언제든지 제것처럼 가져갈 수 있다고 볼 것이다.

반면 한국 국민들은 햇볕세력의 북한에 퍼주기 자금을 대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맬 수 밖에 없다. 국민들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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