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북식량지원 5만t 규모로 결정할 듯

북한이 16일 개성에서 진행된 남북적십자사 실무접촉을 통해 식량지원을 요청해 온 것에 대해 정부는 일단 영유아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5만t 수준의 소규모 식량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8일 “현 상황에서 대규모 지원은 어렵다”며 그러나 “영유아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지원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대규모 대북식량지원에 대해 “순수 인도적 지원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그 정도 지원을 하는 것은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와 거리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쌀에 비해 분배 투명성 측면에서 논란 소지가 덜한 옥수수 등 기타 품목을 우선적으로 고려, 5만t 규모의 ‘긴급지원’ 성격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 북한의 이산가족 상봉행사 호응에 대한 화답 차원에서 년 4~50만t 규모의 대북 쌀·비료 등을 지원해 왔지만, 이명박 정부는 수십만t 규모의 대규모 식량지원은 북핵문제와 연계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당국자는 또 대북지원 주체 문제에 대해 대한적십자사가 독자적으로 기부를 받아 추진하게 될지, 정부 차원에서 남북협력기금을 투입하게 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이번 주중 통일부 국정감사(23일) 등을 계기로 대북지원에 대한 각계 의견을 수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원물품의 분배 모니터링 강화 문제와 관련 “모니터링 문제는 지원 품목과 수량에 따라 우리의 요구 수준이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쌀이 아닌 옥수수가 대북식량지원으로 결정할 경우 ‘북한에 별도의 분배 모니터링을 요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북한이 우리 정부의 11월과 내년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 제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북한은 이번 개성 남북적십자사 실무접촉에서 우리 정부의 추가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 대해 공감입장을 표했지만 가부(可否) 결정은 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의 대북식량지원 규모에 따라 유동적인 태도를 취하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