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북식량지원 월말께 본격 검토

정부가 이달 말께 대북 식량지원 여부에 대한 본격 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국제기구들의 실사 보고서가 나오면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한 대북 지원 문제를 검토하기로 한데다 WFP와 식량농업기구(FAO),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등 국제기구가 이달 말께 북한 현지 실사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홍양호 통일부 차관은 지난 11일 “대북 옥수수 지원 건에 북한이 계속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거나 공식적으로 거부한다면 WFP를 통한 대북 식량지원 문제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WFP가 북한 식량 상황 실사 결과를 보고해오면 정부가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WFP와 FAO, 유니세프 전문가들로 구성된 유엔 실사단은 지난 11일부터 함경도, 량강도 등 8개 지역의 53개군 560가구를 대상으로 약 10일~2주 일정으로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따라서 이르면 이달 말께 이들이 파악한 북한의 식량 사정이 우리 정부에도 전해질 것으로 예상돼 그 무렵 WFP를 통한 대북 지원 문제가 정부 안에서 신중하게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는 북한의 올해 식량 부족 분이 약 120만t 선에 이른다는 판단 아래 수혜국의 요청없이도 지원하는 ‘긴급지원’을 요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지만 FAO는 이미 이번 조사에 나서기 전 북한의 식량부족량이 166만t에 이른다는 1차 분석결과를 내 놓은 바 있다.

WFP가 북한의 지원요청에 따라 이미 지난 달 말 한국 등 15개국에 지원동참을 호소한 상황에서 이번 현지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조사 결과는 대북지원의 타당성과 긴급성에 힘을 싣는 방향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그 경우 정부로서는 ‘요청이 있으면 직접 지원하되 북한 식량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요청이 없다라도 지원을 추진한다’는 기존 원칙에 위배됨없이 자연스럽게 지원 검토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의 관심은 지원 여부와 함께 지원 결정시 정부가 어느 정도 물량을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 것이냐에 쏠릴 전망이다. 특히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최근 참여정부 시절인 작년 말 북에 주기로 합의했던 옥수수 5만t을 지원할 것임을 사실상 예고한 만큼 ‘+∝’가 있을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정부는 2001~2004년 WFP를 통해 매년 옥수수 10만t씩을 북한에 제공한 바 있다. 그런 만큼 대북 직접 지원 가능성이 불투명한 현 상황에서 기왕 WFP를 통해 줄 것이라면 북한 주민들의 식량난 해결에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향후 남북 당국간 대화 재개시를 대비한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차원에서 10만t 이상의 지원을 검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가 상당 규모의 직접 지원을 제안하는 방안까지 검토할지도 관심거리다.

정부는 북한의 요청이 있어야 직접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지만 이미 지난 달 옥수수 5만t 직접 지원을 위한 접촉을 먼저 제안한데서 보듯 ‘원칙’에 유연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대북 지원을 촉구하며 20여일째 단식 중인 법륜 스님 등 일부 시민단체 인사들이 대북 20만t 식량 긴급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그런 만큼 정부가 남북협력기금 사용계획에 반영된 1천974억원의 쌀차관 예산을 활용, 과감한 대북 직접 지원을 제안함으로써 대북 인도적 지원과 남북 당국간 대화 재개를 동시에 도모할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어려운 국내 정치.경제 사정을 감안할 때 대규모 대북 직접 지원은 국민 여론의 보편적 지지와 북한의 대남 태도변화 등이 전제되어야 추진될 수 있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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