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북사업 추진체계 바뀐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정부의 대북 사업 추진체계가 바뀌고 있다.

그동안 통일부가 대북 사업의 입안과 대북협의, 결과 이행 등의 과정을 도맡아 했지만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업만 무려 45개에 달해 일부 과정이 실무 부처로 이관된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상회담 후 대북 사업건이 늘어나면서 통일부가 자체적으로 다 소화할 수가 없게 됐다”면서 “특정 사업의 추진계획 수립 등의 일은 실무부처로 넘겼다”고 말했다.

45개 사업 가운데 조선과 광물자원협력 분야 등은 산업자원부, 철도와 도로 보수 문제는 건설교통부, 관광 분야는 문화관광부, 보건의료 협력은 보건복지부 등에서 맡는다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특히 경제협력 사업이 갈수록 세분화, 전문화되면서 대북 협상능력 못지않게 실무부처의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특정 사업의 기본 추진대책 수립은 실무부처가 맡고 통일부는 이것을 바탕으로 회담대책을 마련하는 역할을 하고 회담결과를 바탕으로 한 이행계획은 실무부처가 다시 맡는 형식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례로 조선협력단지 조성 사업의 경우 산업자원부가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통일부가 대북협의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이달 초 북한 내 조선협력단지 건설을 위해 파견됐던 현지 실사단도 산자부에서 단장을 맡아 활동을 주도했다.

이재정 통일부장관은 지난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정상선언 및 총리회담 합의사항이 체계적이고 원만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범정부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면서 “이제 분야별 후속조치는 소관 분야 주무부처가 유관부처와 협의 아래 진행하게 될 것이고 남북회담 운영 및 대북협의는 통일부에서 총괄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처럼 대북 사업이 다각화되고 이에 따른 추진체계도 변화하면서 통일부의 위상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차기정부에서 예상되는 정부조직 개편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당국자는 “정상회담 후 통일부 사무관마다 하나의 사업을 맡고 있을 정도로 일이 많다”면서 “기본계획 수립을 실무부처에 넘긴 것이 차기 정부에서 통일부의 조직강화로 연결될 지, 아니면 축소로 이어질 지도 관심”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