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남북당국 회담 `준비 태세’

우리 정부는 이르면 다음달초 남북 당국간 공식 대화가 재개될 것으로 보고 준비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북한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조의사절단 파견을 계기로 지난해 3월말 이후 거부해온 남북당국간 대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만큼 물밑작업과 함께 전략 마련에 나선 것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추석 이산가족 상봉 협의를 위한 남북적십자 회담이 오늘 전격 합의되면서 당국간 대화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면서 “통일부를 중심으로 이미 당국간 회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북측의 반응을 계속 봐야겠지만 이르면 다음달초 당국간 대화채널이 열릴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의연하고 당당한’ 대북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북 당국간 대화는 지난 7월초 개성공단 사업과 관련한 3차 당국간 실무회담을 마지막으로 2개월 가까이 중단된 상태다.

특히 이는 북측이 우리측에 개성공단과 관련한 기존의 법규와 계약이 무효임을 일방적으로 통보한데 따른 후속회담 성격이었으며, 사실상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제대로 된 당국간 대화는 없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가 대화 준비에 나선 것은 최근 북한이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씨를 석방한 데 이어 조문사절단을 파견해 대화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이전과는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마음을 열고 대화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며 남북정상회담을 포함한 어떤 대화에도 나설 수 있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정부는 당국간 대화가 재개될 경우 개성.금강산 관광 재개 및 개성공단 활성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실무회담이 출발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어 장관급 회담, 장성급 군사회담, 경제협력 회담 등 단계적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특히 정부 일각에서는 대북특사 파견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북측의 대응을 봐가면서 남북당국간 회담 준비에 임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당장 우리측에서 당국간 접촉을 제안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아직 `800 연안호’ 문제 해결 등 선결과제가 있는데다 과거와는 다른 원칙있는 대북기조를 견지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북 특사 파견 등 남북당국간 고위급 회담이 이뤄질 경우 남북 경제협력 및 인도적 지원 문제에 집중했던 과거 정권과는 달리, 북한 핵 문제도 함께 다루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핵 문제는 미국과 이야기하고, 우리와는 경협을 해서 실리를 챙기는 식으로 남북당국간 접촉을 해서는 안된다”며 “이번에 이 대통령이 대북 대응원칙을 밝히면서 그런 점을 충분히 인식시킨 만큼 북한이 미국 뿐 아니라 우리와도 핵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마음 자세를 가져야 당국간 대화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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