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남북관계발전계획 수정 `딜레마’

통일부가 참여정부 시절 만들어진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2008~2012.이하 기본계획)을 수정.보완하는 문제로 딜레마에 빠졌다.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만들어진 기본계획은 남북관계와 주변정세의 중대한 변화가 있을 때 그 내용을 수정.보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정권교체와 그에 따른 상황 변화를 `중대 변화’로 볼 수 있느냐는 문제에 이론이 있기 때문이다.

통일부는 올 1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때 `비핵.개방 3000 구상이 구체화되면 새 정부의 대북정책을 분명히 한다는 차원에서 기본계획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보고했고, 현재까지 그와 관련된 검토를 진행해왔다.

작년 11월 기본계획이 나올 때부터 임기말에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이 담긴 5개년 계획을 세우는 것이 타당하냐는 논란이 있었던 터에 정권교체가 이뤄짐에 따라 통일부는 기본계획 수정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기본계획 내 수정.보완 관련 내용이 발목을 잡았다.

기본계획은 `정부는 남북관계와 주변정세의 중대한 변화 등으로 변경이 필요한 경우 법적 절차를 거쳐 기본계획을 수정.보완할 것’이라며 수정 가능한 상황을 제한하고 있다.

문제는 과연 정권교체와 그에 따른 최근 상황을 `남북관계와 주변정세의 중대한 변화 등’으로 볼 수 있느냐다.

기본계획을 심의하는 남북관계발전위원회 내부에서도 이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기본계획을 수정해야 한다는 쪽과 무리하게 수정할 필요없이 매년 만드는 연도별 시행계획에 새 정부의 달라진 대북정책을 반영하면 된다는 쪽의 입장이 맞서고 있는 양상이다.

또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기본계획의 변경은 남북관계발전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심의하게 돼 있어 절차적 문제도 간단치 않은 상황이다.

통일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위원회는 차관급 공무원들 외에 국회의장이 추천하는 전문가 7명 등으로 구성토록 돼 있어 현재 다양한 성향의 위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통일부로서는 이전 정부의 작품인 기본계획을 수정없이 그대로 두기도 곤란한 측면이 있고, 무리하게 수정하기도 어려운 점이 있어 난감한 처지인 것이다.

한 통일부 관계자는 “기본계획이 법에 의해 나왔고, 그것을 고치는 것도 법적인 문제”라며 “(수정 여부에 대해) 좀 더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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