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김태호지사 방북 “시기 부적절” 불허

정부가 김태호 경상남도 지사의 북한 방문을 불허함에 따라 김 지사의 방북이 다시 무산됐다.

김 지사는 당초 이달 4~6일 평양시 강남군 장교리 소학교 준공식과 협동농장 운영상황 점검 등을 위해 방북할 계획이던 `경남도민 대표단’의 일원으로 북한 방문을 신청했으나, 정부가 난색을 표명하며 연기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김 지사를 비롯한 경남도 관계자와 남북 농업협력사업을 추진해 온 `경남통일농업협력회’ 관계자, 소학교 지원모금운동 헌금자 등 140여명으로 구성된 방북단 모두 방북 계획을 취소했다.

방북단은 장교리 협동농장에서 벌여온 벼농사 규모의 확대와 기계화 지원, `통일 딸기’ 사업 등을 점검하고 도민 성금 10억원을 지원한 장교리 소학교 준공식을 가질 예정이었다.

김 지사의 방북 계획은 지난 7월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 이후 지방자치단체장이긴 하지만 최초의 고위급 인사의 방북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었다.

김 지사는 지난 8월 3~5일에도 방북하려다 역시 정부측 권고에 따라 “최근의 남북 상황을 고려”해 방북을 연기했었다.

경남도 김종진 행정안전국장은 “소학교 건립에 도민의 성금이 기탁돼 도민 대표인 도지사의 방북을 추진했지만 정부측이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며 난색을 표했다”며 “경남도 입장에서도 여러 상황을 감안해 정부의 대북 기조를 이해하고 그와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판단해 방북 계획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경남도는 남북의 상호 호혜적 교류는 계속 확대해야 한다는 기조를 갖고 있다”며 “남북관계 상황에 변동이 오면 다시 도지사의 방북을 적극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도 “정부 입장에선 지방자치단체장은 고위공무원인데 북한이 당국자의 방북을 불허하는 상황에서 금강산 사건이 미결인 점 등을 감안,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고 보고 연기를 권고했다”며 “경남도측의 방북 자체를 문제삼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금강산 사건 직후 민간단체에 대해서도 대규모 방북은 불허했다가 9월말부터 민간의 인도적 지원단체에 대해선 대규모 방북을 허용함으로써 다소 숨통을 틔웠다.

북한도 금강산 사건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당국자에 대한 방북 불허 방침을 밝혔으나 지방자치단체 관계자에 대해선 민간단체의 일원으로 방북할 때는 초청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번 김태호 지사에 대한 정부의 방북 불허는 정부가 여전히 대북관계 개선에 대한 속도조절 방침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광역단체장으로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지난 5월 개성 양묘장 준공식을 위해 방북했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