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김정일 방중 가능성 ‘예의주시’

정부가 서해 초계함 침몰사태의 와중에서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전격 방중 가능성에 예민한 촉각을 세우고 있다.


아직까지 손에 잡히는 징후는 없지만 극도의 보안 속에 진행되는 사안의 성격상 김 위원장이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열려있다는게 정통한 소식통들의 분석이다.


특히 ‘3말(末) 4초(初)’인 이번주는 김 위원장이 방중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로 예견돼왔다는 점에서 정부 당국자들의 신경이 더욱 예민해지는 분위기다. 북한은 오는 9일부터 최고인민회의 제12기 2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내주부터는 사실상 김 위원장이 움직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 고위소식통은 29일 “확정적으로 김 위원장이 방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징후는 아직까지 없다”면서도 “그러나 가능성을 열어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확정적인 정보는 없지만 접경지역 상황과 각종 첩보를 바탕으로 방중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점검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의 소식통은 “서둘러 예단하지 말고 상황을 계속 워치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소식통들이 주목하는 정황요인중 하나는 김 위원장이 최근 북.중 접경지역과 가까운 평안북도에서 활동하고 있는 점이다.


김 위원장은 25일 평안북도에 소재한 천마전기기계공장과 대흥산기계공장을 현지 지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28일 국립교향악단의 공연을 관람한 지역도 평안북도일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접경지역 인근에서 활동하다가 적절한 시점을 잡아 특별 전용열차편을 이용, 전격적으로 국경을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주 북.중 접경지역을 다녀온 한 국회의원은 연합뉴스의 전화통화에서 “하얼빈역 등에 가봤더니 보수공사를 한다며 환승객들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표를 붙여놨고 통제를 매우 심하게 했다”며 “역 주변에 보수공사를 한다고 써붙여놨던데, 실제 공사는 없었고 우리가 머물던 30분동안 기차가 한대도 안왔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통상적인 신의주∼단둥의 월경루트가 아니라 산업철도 등을 이용한 우회로를 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신의주∼단둥 루트에 너무 언론의 관심이 집중돼있어 우회로로 중국에 들어갈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며 “이번에 간다면 7박8일간의 장기간 여행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국제적 관심이 초계함 침몰사태에 쏠려있는 현 상황이 김 위원장으로서는 방중행보에 따른 부담을 더는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북소식통은 “이번주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아직까지 징후가 나타나지 않는 점을 보면 방중이 실현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