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권’ 대북인권결의안 내용과 효력

20일(현지시각)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총회 제3위원회에서 우리 정부가 기권표를 던진 가운데 통과된 대북인권결의안은 북한 내 인권상황에 대한 우려와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이를 강제하기 위한 내용은 없다.

지난해 핵실험 이후 채택된 대북제재결의처럼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하는 결의와는 달리 총회에서 채택하는 인권결의에 법적인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까지 유엔 차원의 대북인권결의를 북한이 인정하지 않았던 전례를 감안할 때 실효성의 측면에서는 실질적인 북한 인권 개선보다는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전달하고 압박을 가하는 상징적인 결의의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이는 북한이 수용하지 않으면 결의 내용이 실행될 수 없다는 뜻이며, 실제 유엔이 채택한 개별 국가에 대한 인권결의가 해당 국가의 반발로 제대로 이행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상태라는 것이 유엔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15개 상임이사국들의 의견을 모은 안보리 결의와는 달리 192개 회원국의 총의를 표시한 것으로 향후 지속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총회 결의가 갖는 정치적 의미는 크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올해 총회 제3위원회를 통과한 대북인권결의안은 주요 내용 면에서 지난해와 두드러진 차이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열악한 북한 인권상황에 대한 우려와 개선을 촉구하는 핵심 내용에는 이렇다할 변화가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증거가 부족한 영아살해나 탈북자 관련 내용 일부가 제외된 정도이다.

다만 지난 남북정상회담과 공동선언 및 6자회담의 “진전을 환영하고 효과적인 후속조치 등을 통해 북한의 인권개선을 장려”하는 동시에 “최근 홍수에 대한 북한 정부의 즉각적인 반응과 외부 지원을 구하는 데에 있어 보여준 북한의 개방사례를 주시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또한 납북자 문제에 대해 6자회담 속에서 이뤄지고 있는 북일 실무회의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 ‘기존 채널’이란 용어를 추가해 “기존 채널을 통해 긴급히 해결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힌 부분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올해 대북인권결의안은 다음달 총회 본회의에서 최종 채택 여부가 결정되지만 192개 회원국이 모두 참여하는 제3위원회에서 이미 통과됐기 때문에 본회의에서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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